[창간특집]오리 오콜로 우샤히디 창업자(現 구글 아프리카 정책 매니저)

[창간특집]오리 오콜로 우샤히디 창업자(現 구글 아프리카 정책 매니저)

 케냐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교육에 헌신적인 부모님 덕에 사립학교를 다녔지만 학비를 제 때 내지 못해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정치인의 딸도 아니고, 성조차 갖지 못한 아버지를 둔 탓에 최고 공립학교 입학이 문턱에서 좌절됐다. 그리고 1999년 아버지를 에이즈로 잃었다.

 빈곤, 부패, 질병. 아프리카를 떠올릴 때 사람들이 갖는 편견은 오리 오콜로의 삶에도 녹아있다. 오리 오콜로 우샤히티 창업자는 이 편견을 깨고 아프리카를 혁신하기 위해 인터넷과 IT를 선택했다. 하버드대학 로스쿨 졸업 후 워싱턴 유명 로펌에서 일하며 편안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살기 좋은 아프리카를 위해 아프리카인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가 변화를 위해 집중한 것은 인터넷과 IT를 활용한 정보 감시와 공개였다.

 케냐 정부 활동을 감시하는 사이트 음잘렌도를 조직했고, 정부가 왜곡하거나 은닉하려는 정보를 집단지성의 힘을 이용해 적극 공개하기 시작했다. 외부의 시각에서 비판하는 부정과 부패를 케냐인 스스로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발로였다.

 그의 노력은 ‘우샤히디’로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 스와힐리어로 ‘증언’을 뜻하는 우샤히디는 오리 오콜라가 블로그에서 케냐 국민이 경험한 폭력을 집계하는 데서 출발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IT기술자들은 ‘인터넷 매핑 솔루션’을 이용해 케냐의 폭력지도를 그려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IT기술의 결합은 케냐 정부가 외면하는 폭력사태의 진실을 파헤치는 성과를 이뤘다.

 우샤히디는 케냐의 부정을 공개하는 것을 넘어서 자발적 참여자들이 문자, 메일 등으로 보낸 정보를 지도에 표시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인 ‘우샤히디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난해 아이티에서 강진이 발생하자 세계각지의 자원봉사자들이 보내온 지진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구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문자를 보내면 이를 GPS 좌표로 연결해 웹사이트에서 중계했고, 이는 극적인 구조로 이어져 수많은 생명을 구원했다.

 워싱턴 대폭설이 내렸을 때 워싱턴포스트는 우샤히디의 플랫폼을 이용해 도로통제 상황, 사용가능한 제설기 위치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미국 애틀랜타 범죄지도, 런던 지하철 파업지도, 칠레 지진 지도 등도 우샤히디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우샤히디는 이제 케냐를 넘어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라위 등 아프리카 전역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오콜로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초 구글 아프리카 정책 매니저로 옮긴 그는 케냐가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공공 데이터 공개 웹 포털을 만드는 데 공헌했다. 태스크포스(TF)에 적극 참여해 정부사이트 혁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정보 공개에 대한 법적, 기술적 자문 역을 자처했다. 덕분에 케냐 시민은 누구나 재정·건강·교육부 등 정부가 제공하는 290개 카테고리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최초의 아프리카인이 됐다.

 오콜로는 이 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2011년 포브스가 꼽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0인, 세계경제포럼의 2011글로벌차세대리더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오콜로의 열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비전인 ‘내 딸과 아프리카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이 아프리카를 떠나지 않고도 원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

[창간특집]오리 오콜로 우샤히디 창업자(現 구글 아프리카 정책 매니저)
[창간특집]오리 오콜로 우샤히디 창업자(現 구글 아프리카 정책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