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부품 자체 개발 및 생산을 추진한다. 지금까지 외부에 의존하던 배터리가 포함돼 관련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배터리를 미래 자동차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부품으로 판단하고 독자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 핵심 관계자는 “배터리 셀 조립부터 배터리팩 제조까지 전 공정을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제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하나씩 단계적으로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자체 배터리 개발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LG화학,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를 구매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차 등에 적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LG화학과 GM이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배터리 확보가 미래 친환경 자동차 사업에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독자 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기상 상무는 이날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전기차 세미나에서 “비즈니스에는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는 것 같다”며 “그동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잘해줘 걱정이 없었는데 최근 정세를 보면 우리도 여러 가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가 독자 배터리 개발에 나서도 LG화학과 삼성SDI처럼 화학 공정을 다루는 것이 아닌 배터리 셀 조립부터 배터리팩,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양산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유식 솔라앤에너지 상무는 “배터리 전문 회사들과 경쟁할 정도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친환경 자동차 핵심인 모터, 인버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상 상무는 “모터·인버터·제어기 양산도 준비하고 있다”며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더라도 우리 것을 100% 쓸 계획은 없고 파트너와 경쟁해 경쟁력을 갖춰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014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이며 현재 설계 개발에 착수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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