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유럽 에코 기술 현황

[창간특집]유럽 에코 기술 현황

 오일샌드(Oil Sand). 말 그대로 ‘기름과 섞여 있는 모래’다. 실제로 보면 시커먼 흙과 다름없다. 사암 성분의 모래에 아스팔트에 사용되는 무겁고 끈적끈적한 검은색 점성질 원유인 비투멘이 10% 이상 함유돼 있다. 보통 원유는 물보다 가볍지만 비투멘은 물과 비중이 같아 초중질 원유에 속한다.

 오일샌드에서 비투멘을 분리·정제하는 기술은 이미 지난 1960년대 개발됐다. 다만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원유가 배럴당 30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오일샌드 생산비용은 배럴당 20~25달러에 달해 경제성이 없어 수십년간 관심 밖이었다. 게다가 원유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토양을 오염시켜 환경문제가 큰 논란거리가 됐다.

 최근 고유가 시대로 진입하면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인도의 에너지 수요 급증, 이란·이라크 등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오일샌드가 원유 대체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서 오일샌드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에코 기술이 개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기술 판매를 통해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보다 탄소배출을 50%나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THAI(Toe-to-Heel Air Injection)’ 기술이다.

 THAI 기술은 영국 바스대학 화학과 교수인 말콤 그리브스 박사와 캘거리에 위치한 PRI 연구소의 알렉스 투트라 박사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은 ‘수직공기주입통로’를 통해 오일 매장층에 공기를 주입한 후, 이때 발생되는 연소로AI유를 부분 정제 시켜 지표면으로 빼낸다. 크게 6단계로 나뉜다.

 THAI 기술은 특히 환경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제과정이 단순하고 천연가스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이 50%나 낮다. 면적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오일샌드 채취 지역을 쉽게 개간할 수 있다. 또 공기 주입을 시도하기 때문에 천연가스 사용량도 최소화할 수 있고, 추출 과정에서 나온 가스를 시설 운영에 필요한 전기 발전에 사용해 독립적으로 친환경적인 채굴 시설 설립도 가능하다.

 기술 개발은 유럽이 주도했지만 오일샌드가 가장 많은 지역은 캐나다다. 현재 캐나다 앨버타주 화이트샌드 지역에서 THAI 기술 적용 시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2개 유정에서 오일을 생산하고 있다. 향후 22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 역시 앨버타 주 이외 사스카추완 주 등으로 넓힌다.

 최근 한국 에너지 관련 기업의 캐나다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 에너지 인수와 성진지오텍의 2억5000만달러 상당 플랜트 모듈 계약이 대표적인 예다. 향후 한국 기업들은 THAI 기술과 같은 친환경 고효율 기술에 적합한 플랜트 설비나 장비 공급을 위해 에너지 기술 개발 기업과 컨소시엄을 준비 중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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