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바일 칩 개발 경쟁이 불붙었다. 구글은 인텔과 안드로이드용 칩을 개발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8에 인텔 외에도 엔비디아, 퀄컴, TI 등 ARM 기반 칩 업체를 끌어들였다. 삼성전자는 NTT도코모, 후지쓰, NEC, 파나소닉모바일과 함께 스마트폰용 칩을 공동 개발한다.
개발 경쟁에 전문 업체는 물론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 심지어 통신사업자까지 뛰어들었다.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모두 모바일 칩 기술 개발을 차세대 시장 패권 경쟁의 핵으로 여기는 셈이다. 이 기업들은 특히 저 전력 기술을 시장 경쟁은 물론이고 생존까지 가를 ‘무기’로 여긴다.
전통적인 거래 관계도 파괴됐다. PC시대를 이끈 윈텔(MS윈도+인텔 칩)이 사실상 붕괴했다. 모바일시대에 맞게 새 판도를 짜는 이합집산이 활발하다.
열쇠를 쥔 기업은 ARM과 애플이다. 애플까지 포함해 주요 모바일 칩 개발업체들이 ARM 디자인을 쓴다. 애플은 ARM 디자인의 확대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RM 인수설도 끊임없이 나돈다. 만일 인수가 현실이 되면 애플은 모바일 칩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게 된다. 인텔과 퀄컴 등은 물론이고 구글, 삼성전자, 심지어 통신사업자까지 독자 기술 개발과 합종연횡을 통한 세 확산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그 한복판에 있다. 주요 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사실상 우리 대표선수다. 이 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외국 업체와 마찬가지로 국내 업체와도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최근 LG전자의 LTE 칩을 생산해주기로 했지만 이 수준을 넘는 협력까지 가야 한다. 국내 칩 개발 전문업체와 통신사업자도 끌어들여야 한다. 극한으로 치달을 글로벌 경쟁에서 삼성전자에 적잖은 힘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칩 기술 기반을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