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력수요 예측 실패로 전국 대규모 정전사태

 정부가 전력수요 예측에 실패해 전국 규모의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전력거래소는 15일 오후 3시께 최대 전력사용량이 6726만㎾를 기록, 당초 예상치인 6400만㎾를 초과하면서 전국적으로 30분 단위의 지역별 순환정전을 시행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오후 7시 56분에 순환정전을 중단하고 전력을 정상 공급했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동절기 피크 수요를 대비해 25기(834만㎾)의 발전소를 정비하고 있는 가운데 예년에 없던 이상고온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해 과부하가 발생해서 부득이하게 지역별로 30분씩 순환 정전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환정전으로 전국적으로는 162만가구, 지역별로는 수도권 46만가구, 강원·충청지역 22만가구, 호남지역 34만가구, 영남지역 60만가구 정도가 일시적인 정전피해를 입었다.

 이번 정전사고는 계획예방정비에 따른 전력예비율 감소와 추석 이후까지 계속된 늦더위가 원인이었다. 하절기 전력수급기간(6월 27일~9월 9일)이 지나면서 약 834만㎾ 규모의 발전설비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고 이에 몇개 발전소가 가동 중지된 상황에서 이상 고온으로 전력사용량이 급증해 정전이 발생했다.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전력예비력이 안정유지수준인 400만㎾이하로 하락하자 95만㎾의 자율절전과 89만㎾의 직접부하제어를 시행했고 이후에도 수요증가로 전력 예비력이 400만㎾를 넘지 않자 지역별 순환정전을 시행했다. 순환정전은 대규모 광역정전을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전력상황은 오후 4시 반을 기점으로 전력수요 6260만㎾, 공급능력 6671만㎾로 예비력 411만㎾, 예비율은 6.6%를 기록하며 여유를 찾았지만 이때까지도 순환정전은 계속됐다. 이날 정전사태 오후 8시를 기점으로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최 장관은 “가능한한 발전소 정비를 조기에 완료해 추가 전력설비를 투입하는 등 보완대책을 마련해 유사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는 늦더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비상근무체제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전력도 전국사업소에 적색비상을 발령하고 전원 비상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이상 고온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발전소 긴급 가동 및 수요관리시장 개설 등 가용수단을 모두 동원해 정전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정형·정미나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