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사태 이후 3년,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명암 갈려

 리먼 사태가 일어난 지 3년, 세계를 휩쓴 금융 위기 환경에서도 IT 산업의 가치는 빛났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이 크게 떨어진 반면에 혁신에 성공한 IT기업은 승승장구했다.

 18일 외신을 종합해보면 지난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가 크게 요동쳤다.

 경쟁력 있는 IT기업 순위가 가장 돋보인다. 주역은 단연 애플이다. 리먼 사태 이전 애플 시총은 1313억달러, 순위는 27위에 그쳤다. 3년 사이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앞세워 시총은 3571억달러로 3배가량 증가, 지존 자리에 올랐다.

 우량 IT기업들도 불황을 뚫고 수직상승했다. 구글이 26위에서 16위로, 삼성전자가 72위에서 43위로 올랐다. 아마존닷컴은 217위에서 현재 41위로 무려 176계단이나 뛰었다. 전통의 강호 IBM도 주력 사업 변화에 힘입어 20위에서 8위까지 뛰었다.

 안정적 수익을 내는 식품이나 제약 산업의 순위도 올라갔다. 2년 전 16위이던 네슬레는 톱10에 진입했다. 코카콜라와 파이저도 각각 31위와 30위에서 20위와 21위로 비슷하게 상승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이다. 미국과 유럽의 거대 금융사는 말 그대로 날개 없이 추락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2위에서 64위로, 프랑스 BMP파리바는 62위에서 141위로 미끄러졌다.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토는 76위에서 무려 413위까지 떨어졌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1위인 도요타자동차는 23위에서 37위로, 닌텐도는 86위에서 341위로 밀렸다. 소니도 204위에서 403위로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글로벌 기업의 순위 변동을 ‘미래 가능성’과 ‘안정성’을 선호하는 자본시장 성향 때문으로 분석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IT기업의 성장을 자본 시장은 인정했다. 위험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은 금융 위기 영향을 덜 받는 식품과 제약으로 눈을 돌렸다.

 금융사나 전통 제조업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도 중국 기업의 위세는 꺾이지 않았다. 중국 1위 정유 업체 페트로차이나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빅3 안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공상은행도 7위에서 5위로 올랐다.

 

 <표> 리먼 사태 이후 글로벌 기업의 시가총액 변화(단위:억달러)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