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심의소위, `경고` 의견 전체회의 상정
리얼 버라이어티 표현 수위 논란 일 듯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방송의 품위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18일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위원회는 최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이 프로그램에 대해 `경고` 의견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방통심의위는 "출연자들이 과도하게 고성을 지르거나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의 내용을 장시간 방송한 것과 관련해 `무한도전`에 대해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유사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음에도 개선되지 않아 소위원회에서 중징계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고는 방송사업자 심의 과정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는 법정 제재다. 방통심의위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 `해당 프로그램 중지`,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등의 법정제재를 내릴 수 있다.
전체회의에는 소위원회 의원 5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의 위원들이 참여하는데, 전체회의는 소위원회가 낸 의견을 고려해 제재 여부 혹은 수위를 최종 결정한다. 관련 심의는 29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상정될 전망이다.
문제가 된 장면은 ▲말 혹은 자막을 통해 표현된 `대갈리니`, `원펀치 파이브 강냉이 거뜬` 등의 표현 ▲하하가 `겁나 좋잖아! 이씨, 왜 뻥쳐, 뻥쟁이들아`라고 하며 과도한 고성을 지르는 모습 ▲정재형이 손으로 목을 긋는 동작을 하는 모습과 `다이×6`라는 자막이다.
이외에도 ▲출연자들이 벌칙을 주는 과정에서 맨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철썩 소리가 나게 힘차게 때리는 모습과 `착 감기는구나`, `쫘악` 등의 자막 ▲개리가 특정 브랜드명이 적힌 상의를 착용한 모습도 지적됐다.
방통심의위가 문제 삼은 부분의 상당수는 실생활과 밀접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에서 흔히 등장하는 수위의 표현인 만큼 제재 여부에 따라 리얼 버라이어티에서의 표현 수위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격으로 불리고 있다.
소위원회 관계자는 "출연자들이 방송의 품위를 저해하는 과도한 고성이나 저속한 표현 등을 사용하는 모습과 부적절한 내용의 자막을 방송해 청소년을 비롯한 시청자의 언어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벌칙으로 맨 엉덩이를 세게 때리는 등의 모습을 방송한 것은 방송의 품위를 저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 프로그램의 김태호 PD와 사화경 CP(책임 프로듀서)는 소위원회에 출석해 "연기자들의 행동이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PD 등은 "격의 없는 대화 과정에서 나오는 반복적인 대화나 행동은 해당 연기자의 캐릭터 설정에 큰 역할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