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이노베이션 기업의 성공전략](https://img.etnews.com/photonews/1109/110922121438_882813641_b.gif)
흔히 스포츠에서는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고 한다. 절대 강자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경기 규칙이 바뀌거나 경쟁 상대가 달라질 때마다 체력을 보강하고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지 않으면 패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담론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경쟁 요소와 시장이 변화하고 있지만 과거와 현재 성공에 매몰된 채 기존 강점만 고수하다 언제 정상의 자리를 내줘야 할지 모른다. 초일류 기업 혹은 1등 기업이 삼류 기업으로, 또는 2등 기업으로 전락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그뿐만 아니라 아예 시장에서, 그리고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사례도 적지 않다.
정보기술(IT) 발전과 글로벌화에 따른 기업 환경 변화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변화 주기 또한 갈수록 짧아지고 변화 폭은 확대일로에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어떤 기업이 먼저 변화를 감지하고 빠르게 수용하는지에 따라 생존 여부가 달라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는 적응하고 수용할 때 기회가 되지만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거부할 때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위기가 될 수 있다. 규모와 상관없이, 그리고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기업이 미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혁신(Innovation)’을 어젠다로 내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 전반 혁신을 도모, 혁신 역량을 갖춘 기업은 미래 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부가가치 영역을 창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하지만 혁신은 구호처럼 쉽지 않다.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 기술 등 기업을 둘러싼 모든 변화 양상을 간파함은 물론이고 기업 전반의 대대적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기존에 확보한 시장과 고객, 기술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필요한 역량도, 인적 자원도 추가해야 한다. 비용과 시간도 적지 않게 소요된다.
자칫 혁신에 대한 의사결정이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기업이 추구해야 할 혁신은 무엇일까.
본지는 IBM GBS와 액센츄어, 삼일PwC, 언스트앤영, 삼정KPMG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 의뢰해 혁신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조사했다. 이들은 기업 혁신 영역으로 고객과 조직, 프로세스, 연구개발(R&D), 마케팅 다섯 부문을 손꼽았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각각의 영역에서 혁신은 다른 영역 혁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과관계를 가진다”며 “모든 영역에서 혁신이 이뤄져야 진정한 혁신”이라고 주문했다.
우선 기업 혁신을 위해 고객 잠재 요구를 간파하는 등 새로운 고객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고객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고객 요구를 사전에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보유한다 하더라도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기업은 결국 고객 기억 속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고객이 기대하는 핵심 가치를 빠르게 파악하는 기업은 차별화된 제품 혹은 서비스를 출시, 시장을 선점하고 지속성장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조직 혁신도 간과할 수 없는 필수 요소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존 조직의 통합과 분리, 재조직화 등을 탄력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발적인 구성원 참여를 유도하는 동기 부여는 필수요소다. 구성원 참여가 전제되지 않은 조직 혁신은 혁신 취지와 효과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조직 혁신은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수행을 위해 ‘스피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프로세스 혁신도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과제 중 하나다. 프로세스 혁신은 특정 부서 혹은 특정 영역이 아닌 인사와 재무, 회계, 경영지원, 생산, 제고, 물류, 판매, 영업 등 전 부문에서 전사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자칫 특정 부서 혹은 특정 영역에서의 프로세스 혁신은 효과를 반감시킴은 물론이고 기존에 확보한 경쟁력을 훼손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기업 안팎을 둘러싼 시장 환경과 경쟁 구도가 실시간으로 급변하는 만큼 이에 맞는 프로세스를 갖추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연구개발(R&D) 혁신에도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과거 연구소에서만 이뤄지던 연구개발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단언한다. 연구개발이 전문인력의 제한적인 영역으로만 치부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보다 많은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반영해야 한다는 주문이나 다름없다.
이들은 연구개발 혁신 실천 방안 중 하나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을 제시했다. 연구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SNS로 확보하는 방법과 SNS에서 얻은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 문화나 제품 이용 패턴을 분석, 연구개발에 적용하는 것이다.
마케팅 혁신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마케팅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제품, 프로세스 등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가 판매되는 현장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오늘날 기업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시대 흐름에 맞게 혁신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를 간파하고 이에 맞는 대응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미래 도전을 위한 첫걸음이다. 변화의 핵심을 선점한 기업이 실패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미래시장을 정확하게 예측만 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혁신은 발전의 원동력이다.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를 넘어 스마트사회로 급변하는 현시점에서 시대 변화에 맞게 끊임없이 혁신하는 기업만이 승자로 살아남을 수 있다. 승자는 독식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