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박 사이트,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고소당해

 미국 최대 온라인 도박사이트인 ‘풀틸트 포커’가 ‘폰지 사기(Ponzi Scheme)’ 혐의로 피소당했다. 폰지 사기는 새로운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이자를 지급해주는 일종의 다단계 금융사기다. 그간 도박 사이트들이 ‘온라인 도박사이트 금전거래 금지법’에 위배돼 고소당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피소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로이터는 미국 뉴욕 연방법원이 폰지 사기 혐의로 풀 틸트 포커 소유주와 이사회를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이사회에는 도박사인 프리스토퍼 퍼거슨, 하워드 레더러 등 11명이 포함되어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들 피고인은 지난 2007년부터 단골 회원들의 온라인 계좌를 통해 4억4000만달러 가량의 돈을 빼냈다. 이들 중 3분의 1은 미국인 회원이다. 이를 자신들의 계좌에 채워넣고 새로운 회원들에게 지급했다. 이들은 고객들에게 ‘온라인 계좌에 있는 돈은 안전하며 언제라도 인출할 수 있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그간 온라인 포커 사이트 운영을 두고 수년간 미국 정부와 업계간 합법과 불법을 주장하며 긴장감이 팽팽했다. 운영 업체들은 포커가 도박이 아닌 일종의 기술이라며 합법화가 마땅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들이 금융법인 폰지 사기에 대한 굴레가 씌워진다면 처벌은 가중되고 징역형까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프릿 바하라 검사는 “풀 틸트 포커는 합법적인 온라인 사이트가 아니라 폰지 사기단에 불과하다”며 “이들에겐 가중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사이트는 뉴욕 연방법원의 명령에 따라 폐쇄된 상태다. 또 피고인과 회원 간 자금이 불법적으로 거래됐던 계좌도 동결된 상태다. 뉴욕 연방법원은 이들 피고로부터 사기혐의로 갈취한 자금을 전액 몰수하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