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업을 강화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ESS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대용량 ESS 실증 프로젝트에 핵심 사업자로 참여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오는 2014년까지 제주도에 설치될 변전소급 규모의 대용량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업에 참여 중이다.
지식경제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메가와트(MW)급 리튬이차전지시스템 운용기술 개발 사업’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3년간 대용량 전력저장 시스템 개발 및 운용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삼성SDI는 일진전기(테스트베드 구축), 효성(전력변환장치), 한국전력거래소(운용) 등과 함께 ESS 개발을 맡고 있다.
이 사업이 주목 받는 이유는 국내 처음 시도되는 대규모 ESS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킬로와트(KW)급 ESS 실증 사업은 있었어도, 한 개 변전소와 맞먹는 규모의 8메가와트급 ESS 실증 사업은 최초다. 8메가와트는 800가구에 24시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업계에서는 성공적인 성과를 낼 경우 관련 기술 조기 사업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SDI는 ESS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터라 향후 실질적인 매출 발생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7월과 8월 각각 ‘10㎾급 리튬이온전지 에너지저장시스템 실증 사업’, ‘고에너지 2차전지용 전극소재’ 사업에 선정되고 9월에는 미국 글로벌 전력회사인 AES에너지스토리지와 ‘전력계통 보조서비스(Ancillary Service)용 20㎿급 규모의 ESS’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SDI 측은 “2차전지 분야 기술력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ESS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전력을 발생하는 태양전지와 축전 부문인 ESS와 연계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SS는 배터리를 이용, 전력을 비축한 뒤 적기에 활용하는 차세대 전력 시스템으로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PIKE리서치사와 일본 종합마케팅비즈니스사인 후지경제에 따르며 ESS 시장은 2010년 17억달러(2조500억원)에서 2020년 412억달러(47조 9000억원)로 성장이 예상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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