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요금제`가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을 본격적으로 내세우려고 했던 SK텔레콤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SK텔레콤은 22일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들을 초청해 LTE 요금제를 발표하려 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요금제 인가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간담회를 취소했다.
방통위는 SK텔레콤이 LTE 요금제에 `무제한 데이터`를 적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 "좀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무제한 데이터는 3G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문제인데, LTE 요금 인가를 위해 약 한 달 만에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3G 서비스에 무제한 데이터를 적용한 결과 `데이터 폭증으로 인한 주파수 부족 사태`를 겪은 것을 토대로 LTE 요금제에 무제한 데이터를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상위 1%가 전체 데이터 사용량의 39%, 상위 10%가 87%를 차지하는 등 소수의 과다 사용자가 데이터 환경을 장악하는 차별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도 LTE 데이터를 제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방통위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이러한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무제한 데이터를 없애면 이용자의 편익이 줄고 스마트폰 생태계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등의 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를 설정하지 않고 3G에 접속하는 것에 익숙하다. SK텔레콤의 8월 3G 트래픽은 7천21TB(테라바이트)로 와이파이 358TB와 와이브로 205TB를 합친 양보다 12.5배 많다.
또 이용자들이 데이터를 많이 이용할수록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스마트폰 관련 콘텐츠가 많이 개발되고, 이는 다시 스마트폰 이용자를 늘리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특히 LTE는 `HD 영상통화 및 동영상`, `모바일 게임` 등 대용량 데이터를 요구하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데, 데이터 이용에 제한이 있으면 LTE가 활성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달 안에는 요금 인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HTC가 전날 국내 첫 LTE폰 `레이더(Raider) 4G`를 공개하며 이달 말 SK텔레콤을 통해 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삼성전자도 이달 안에 LTE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어서 SK텔레콤의 속은 더욱 타들어가고 있다.
LTE 요금제 출시가 늦어지면 `진정한 LTE`를 즐기기 위해 LTE 스마트폰에 가입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의 실망감도 점점 커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통사가 콘텐츠에 따라 데이터의 QoS(서비스 질)를 조정하거나, LTE가 정착한 이후에 무제한 데이터를 도입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무제한 데이터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만큼 요금 인가가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