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빌게이츠 시애틀 회동]빌 게이츠, IT 독과점 아이콘에서 나눔의 아이콘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명예 회장, 590억달러(68조원) 재산을 보유한 세계 최고의 갑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리더, 디지털 제국의 제왕, 컴퓨터 천재, IT 혁명의 기수. 바로 빌 게이츠 MS 명예이사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다.

 1955년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출생한 빌 게이츠는 13세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독학으로 터득했다.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 19세에 두 살 위인 폴 앨런과 1500달러 자본으로 MS를 설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이름은 마이크로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앞부분을 합친 것. 그는 1976년 회사를 정식으로 등록하면서 경영자의 삶을 시작했다.

 현재 MS를 IT산업 제왕으로 올려놓은 윈도(Windows) 개발은 1983년 시작됐다. 나름 운용체계(OS)를 내놨지만 반짝 관심을 끌고 사라졌다. 실용적이지 못해 확실한 시장지배력을 갖지 못했다. 드디어 7년 뒤인 1990년 5월 MS가 윈도 3.0을 내놨다. 이 시기에 맞물려 윈도용 프로그램이 대거 등장하면서 윈도는 PC OS시장의 확실한 강자로 등극했다.

 명실상부한 IT산업 대표주자가 된 것은 윈도95를 내놓은 1995년 이후다. 윈도95는 발매 4일 만에 세계적으로 100만개 이상 판매실적을 올리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후 윈도98, 윈도ME, 윈도XP, 그리고 올해 윈도8까지 출시하면서 MS 제국의 확장역사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전문가들은 빌 게이츠가 PC와 소프트웨어 시장에 남보다 앞선 안목, 우수 인력을 적기에 스카우트해 우대하는 인재 중심 경영, 그리고 철저히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의 경영 등이 시너지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한다.

 2008년 6월 27일 빌 게이츠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33년간 이끌어오던 MS를 떠났다. IT 산업 한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사건이었다.

 그는 그날 “내 인생에서 MS가 했던 위대한 일을 생각하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가 상용화되지 않았던 시절, 빌 게이츠는 ‘모든 책상 위에 컴퓨터를, 모든 가정에 컴퓨터를’이라는 원대한 꿈을 꾸었고 그 꿈은 MS에서 계속되고 있다.

 1986년 MS가 상장되면서 빌 게이츠는 서른한 살의 나이에 역사상 가장 어린 억만장자가 됐으며 포브스 선정 세계 갑부 1위에 18년째 올라 있다. 워싱턴 주에 있는 그의 저택은 대지와 건물을 합쳐 1억2500만달러에 달하며 재산세는 100만달러를 낼 정도다. 하지만 그는 세계 최대 갑부라는 식의 주목이 싫다고 밝힌 바 있다.

 게이츠는 현재 제2의 인생을 산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에서 ‘세계에서 기부를 가장 많이 하는 인물’로 바뀌었다. 2000년 설립한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서다. 공공 도서관 고속통신망 개선 사업, 대학생 장학금 지원 사업, 중국 결핵 퇴치, 아프리카 대륙 소아마비 퇴치 사업, 결핵 백신 개발 연구 지원, 빈민 지역 교육환경 개선 등에 아낌없이 기부하고 있다.

 그가 특히 중점을 두는 세 가지 분야는 교육, 인구문제, 기술 활용 문제다.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 기부액만 현재까지 600억달러가 넘는다. 그는 “세 자녀에게 1000만달러만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기부할 것”이라며 자신의 미래는 곧 기부임을 밝혔다.

 

 ◇빌 게이츠 주요 약력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