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이 애플과 삼성전자 간 특허 소송에서 삼성편을 들고 나섰다.
24일 포브스 등 주요 외신들은 버라이즌이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삼성전자 제품을 미국 내 판매하지 않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반하는 행위”라며 이를 기각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미국 내에서 삼성 갤럭시S 4G, 드로이드 차지, 갤럭시탭 10.1 등 안드로이드 제품 4종의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버라이즌은 내 달 13일 열릴 예정인 법원 심리 판결을 겨냥해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언 뮬러는 “법원이 조만간 이 의견서의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버라이즌이 수십억달러를 들여 구축하고 있는 4G LTE 네트워크 사용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의견을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 네트워크를 운용할 수 있는 6개 글로벌 제조사 중 하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플의 차기작인 아이폰5는 LTE를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버라이즌이 이 같은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버라이즌은 의견서에서 “애플의 가처분 신청은 버라이즌 4G LTE 네트워크 개발과 이용을 막는다”며 “이와 관련된 일자리 창출을 방해할 뿐 아니라 미국인들의 광대역 네트워크 접근 확대와 빠른 통신망 이용등을 포함한 주요 공공정책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 의견서 제출 뿐 아니라 기술적인 부문도 면밀히 분석하는 면모도 보였다. 버라이즌 측은 “애플이 삼성전자가 4개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지만 표면적으로는 단 하나 뿐”이라며 “3개 하드웨어 관련 특허는 무시해야 하며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스크롤링 특허에만 초점을 맞춰햐 한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