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산업 리더 3인은 삼국지 닮은꼴

중국 인터넷 산업 리더 3인은 삼국지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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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두 리옌홍(李彦宏)은 유비, 알리바바 마윈(馬雲)은 조조, 텐센트 마화텅(馬化騰)은 손권’

 중국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경쟁구도 삼국지가 2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1세기 인터넷 산업에서 재현됐다. 바이두와 알리바바, 그리고 텐센트를 이끄는 3인의 젊은 CEO 이야기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이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내일을 삼국지에 빗대 풀어냈다.

 리옌홍(42) 바이두 CEO는 중국 인터넷 업계의 대표적 유학파다. 베이징대 졸업 후 뉴욕주립대 유학 시절에 미국에서 인터넷 산업의 발전을 체험한 그는 서른 살이 된 2000년 귀국해 바이두를 설립했다.

 잘 생긴 외모에 명문대 출신, 스티브 잡스에 뒤지지 않는다는 프레젠테이션 실력과 검색이라는 한 우물을 판 리옌홍의 이력은 한(漢)왕조의 후예로 정통파의 길을 걷는 유비와 비슷하다.

 구글 철수 후 중국에선 바이두의 경쟁상대를 찾기 어렵다. “태평양 동쪽의 최고가 구글이라면 서쪽의 최고는 바이두”라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는 리옌홍은 재산 100억달러로 중국 최고 갑부에 이름을 올렸다.

 마윈(47) 알리바바 CEO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이다. 3류 지방대 출신으로 160㎝가 조금 넘는 단신에 외모도 변변찮지만 그의 열정과 설득의 기술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중국기업의 수출 확대와 인터넷의 보급이라는 두 가지 함수 관계를 파악한 마윈은 인터넷 B2B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알리바바를 창업,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웠다. 지방 말단 관리 출신으로 결국 삼국을 통일한 조조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마윈은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오픈마켓 1위인 타오바오와 온라인결제서비스 알리페이까지 연이은 성공을 거뒀다. 마윈은 중국인 최초로 포브스 표지모델의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마화텅(39) 텐센트 CEO는 중국 인터넷 업계의 젊은 리더다. 선전대학 졸업 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다가 1998년 텐센트를 창업했다. 7억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메신저 ‘QQ’가 텐센트의 대표적 서비스다.

 메신저뿐 아니라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 온라인게임까지 마화텅이 손댄 서비스는 모두 성공했다. 기존에 모두 있던 서비스지만 중국인의 정서에 맞게 발전시킨 감각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하다는 평가다.

 마화텅이 실리주의를 제일로 삼는 손권과 일맥상통하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다. 마화텅의 재산은 50억달러 이상으로 30대 중 1위를 차지했다.

 리옌홍은 검색, 마윈은 전자상거래, 마화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천하를 통일하는 길목에서 마주쳤다.

 리옌홍이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마윈의 심기를 어지럽히더니 마화텅까지 그루폰과 협력해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마윈은 전자상거래 검색 서비스인 ‘이타오닷컴’으로 바이두에 맞불을 놨다. 마화텅을 겨냥해선 “창조성이 없다”고 폄하했다.

 아직 전면전은 아니지만 이미 전운은 드리워졌다. 젊은 3인의 영웅이 펼치는 21세기 인터넷 삼국지의 무대가 중국에서 그칠 지, 아니면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세계로 뻗어나갈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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