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터프라이즈 텔레포니(Enterprise Telephony)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예상 외의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통신장비 시장에서 시스코 등 다국적기업은 분야를 불문하고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국내 기업들은 IP PBX(사설교환기) 등 차세대 제품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외산 업체들과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릭슨과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이 분야 글로벌 선도 업체 시스코와 어바이어의 점유율을 크게 앞질렀다.
시장 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반이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2분기 국내 엔터프라이즈 텔레포니(IP PBX, KTS, PBX 포함) 시장에서 LG-에릭슨이 40.2%, 삼성전자가 33.6% 점유율을 차지했다. 시스코와 어바이어는 각각 6.9%, 7%로 10% 미만을 기록했다.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업체 점유율에 도전해오던 국내 기업이 시장 내 선도 기업 입지를 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LG-에릭슨은 2009년 노텔 분리 이후 순수하게 국산 장비로만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같은 국산 제품 강세는 교환기 시절부터 쌓아온 기술 노하우가 통합커뮤니케이션(UC) 등 IP 시대를 맞아 본격적으로 개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공시장에서도 글로벌 업체에 비해 뛰어난 영업력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도 LG-에릭슨 상무는 “엘지 시절부터 이어온 PBX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졌다”며 “특히 IP PBX 등 지속적으로 성장 중인 시장을 겨냥해 관련 제품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도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너시스템즈는 최근 우정사업본부에 5만명 규모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는 IP PBX 시스템을 공급했다. 이는 국내 기업 중 최대 수치다.
제너시스템즈 관계자는 “텔레포니 시장이 올(ALL) IP 기반으로 바뀌면서 관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국내 최대 가입자 구축 사례를 경험한 만큼 대기업 못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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