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를 원하는 제조사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 26일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발표장에서 바다 공개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바다 공개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다. 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 후 점점 높아지는 ‘구글 리스크’에 삼성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폐쇄적이고 수직 계열화된 체제에 익숙했던 삼성에도 ‘개방과 공유’의 물결이 밀려들었다. 삼성이 어떻게 개방과 공유를 실현할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과 구글의 오픈소스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애플과 구글은 철저히 준비된 오픈소스 계획을 세워 자체 SW 플랫폼을 강화했고 생태계를 조성했다. 애플의 맥 OS X는 다윈파운데이션이라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재단과 전세계 개발자를 통해 완성한 대표 사례다. 애플은 다윈파운데이션에서 맥 OS X의 전신인 ‘넥스트스탭’의 소스코드 일부를 공개했으며 전세계 개발자와 함께 이를 안정화하고 개발 생태계를 확대했다. 스마트폰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아이폰에도 수백 종의 오픈소스가 탑재돼 있다.
구글 역시 리눅스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OS를 개발, 아파치 라이선스로 공개하며 전세계 모바일 OS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단순히 자신들의 SW를 공개한 것이 아니라 오픈소스 개발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지금의 결과를 얻었다. 모바일 OS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가 지배하는 PC OS 시장과 달리 3~4년을 주기로 바뀌고 있다. 심비안, 팜, 블랙베리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OS 선두주자는 계속 변화했다. 언제든지 새로운 OS가 1위로 치고 올라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번 공개 결정으로 ‘바다’도 세계적인 모바일 OS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단순히 소스코드만 오픈하는 것은 부족하다.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과 오픈소스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선행돼야 세계 SW개발자와 휴대폰 제조사가 바다 물결에 빠져들 것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