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로 깊게 사귀자 '버티컬 SNS' 부상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로 친분을 쌓는 일이 일상에 스며든 가운데 최근 특정 분야의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일명 `버티컬(vertical; 수직) SNS`가 부상하고 있다.

LG유플러스(U+)와 유저스토리랩이 함께 개발한 `펫러브즈미(petloves.me)`는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7월26일부터 29일까지 두 달여 동안 총 2만5천여명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펫러브즈미에 등록된 동물은(이달 21일 기준) 개, 고양이, 토끼, 기니피그, 고슴도치, 앵무새, 카나리아 등 166종 1만1천49마리에 이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9일 "펫러브즈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가입자 범위가 넓지는 않지만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려 큰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SNS는 회원들의 공동 관심사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만남도 수월하게 추진한다. 펫러브즈미는 다음 달 7일 출시 100일을 기념해 서울의 한 애견 카페에 가입 회원과 등록 동물들을 초청해 축하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유저스토리랩은 지난 1월 책을 주제로 한 또 다른 버티컬 SNS인 `유저스토리북(www.userstorybook.net)`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SNS는 현재 가입자 4만명을 맞이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저스토리북은 이용자가 소장한 책과 갖고 싶은 책을 올려놓는 일종의 `온라인 공용 서재`다.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무슨 책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내가 관심 있는 책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이 SNS 온라인 서재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책 1위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이 책 페이지에 들어가면 이용자들의 짧은 감상평들을 읽을 수 있다.

외국과 비교해 SNS 환경에서 수평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낯설어하는 한국인에게는 공통 관심사를 기반으로 수직적으로 친분을 다지는 버티컬 SNS가 접근하기 더 편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70는 최근 공식 블로그인 `두루누리`에서 김은미 서울대 교수 등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이 집필한 책 `SNS 혁명의 신화와 실제`를 인용한 글을 통해 "동아시아인들이 친구를 엄선해서 맺고 깊이 사귀는 특성은 소셜미디어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며 "특히 한국은 친목을 위한 활동을 많이 도모하기 때문에 이런 성향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정윤호 유저스토리랩 대표는 "특정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공간인 버티컬 SNS는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에 회원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 전문 영역을 공략하는 버티컬 SNS가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