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케이블TV에서 제공하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실제 수익면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9일 방송 업계에 따르면 전국 케이블TV사업자(SO) 중 VoD 서비스로 흑자를 내는 곳은 한 곳도 없다. 한 SO 관계자는 “적자폭이 오히려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방송 업계 신사업으로 고속 성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콘텐츠 수급 구조상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 이유는 유료 VoD 이용률 증가 속도가 무료VoD(FoD) 서비스 판권료 증가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케이블TV VoD 서비스를 대행하는 홈초이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케이블TV 업계 VoD 서비스 매출액은 연간 80억원, 162억원, 37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용 건수도 유무료 서비스를 합해 월평균 2009년 1806만4000건에서 지난해에는 4376만4000건으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매출 비중이 높은 지상파, 영화 매출액과 비용을 비교해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대부분 SO 가입자는 1주일 유료 서비스 후에는 FoD로 다시보기를 할 수 있다. 케이블TV 가입자는 공짜로 보더라도 SO는 판권료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영화와 지상파를 합친 매출액은 약 117억원이다. 반면에 무료VoD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170억원이다. 이 비용 중 지상파 비중이 90%가 넘는다. 2009년 영화와 지상파를 합친 매출액은 57억7300만원이다. 당시 지상파 다시보기 서비스는 5월부터 무료로 서비스한 KBS에만 판권료를 지불했다. 지난해부터 지상파에 판권료를 지불하고 FoD 서비스를 확대하며 적자가 더 커진 셈이다. 판권료는 올해 더 올랐다. SO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각 사당 40억원대로 협상을 마쳤지만 올해는 1.5배에 육박하는 판권료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다시보기 서비스에 국한된 게 아니라 영화도 해외 메이저 배급사는 판권료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가입자에게 가입비를 받고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셋톱박스 비용과 디지털 전환에 따른 투자비가 소요돼 당분간은 VoD 서비스로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청자 이용 패턴이 변화하기 전 과도기 상황에서 일어난 현상이다. SO업계에서는 VoD 서비스 이용건수가 지금의 3배 이상은 돼야 손익을 맞출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해결책은 디지털 전환율을 높여 디지털 가입자 숫자를 늘리고 유료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다. 지상파 위주의 콘텐츠를 다변화하는 것도 디지털케이블TV에 던져진 과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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