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성장판 IT산업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4분기 어려움이 예상된다.
29일 정부기관·협/단체가 발표한 경기 전망 조사결과를 보면 IT산업을 중심으로 수출경기가 크게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4분기 수출선행지수는 53.6으로 지난 3분기 58.1에서 4.5포인트 하락했다. 반도체가 58.7(3분기)에서 48.7(4분기)로 10포인트(p) 급락한 것을 포함, 무선통신·LCD·가전·컴퓨터 모두 3p 이상 내려앉았다.
한국무역협회 4분기 수출경기전망지수(EBSI)도 마찬가지다. 4분기 지수가 89.8로 지난 2009년 이후 10분기 만에 처음 100(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18개 전 품목 가운데 가전 EBSI가 41.7로 가장 낮았으며 반도체(75.0) 전기기기(78.9) 휴대폰(91.3) 등 대부분 IT품목이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중소·벤처기업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해외 기업들이 물량 조절에 들어가면서 이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벤처기업 수출증가율은 연이은 감소세다. 8월 수출증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9.4%에 불과했다. 올 1월 39.5%로 시작해 2월(26.0%) 3월(19.0%) 기록하는 등 증가율이 크게 꺾였다. 지난해는 월별 증가율이 매월 20%대 이상을 기록했으며, 작년 8월은 무려 40.6%를 나타냈다.
김종민 무역협회 연구원은 “과거에는 환율 변동성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았으나 이번에는 수출대상국 시장 상황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며 “계약건수가 줄고, 계약을 해도 제대로 단가를 못 받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상의가 50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파악한 ‘수출기업 애로 조사’ 결과, 전체의 66.8%가 ‘올해 수출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배경으로 ‘수출국 수요 감소’가 47.9%로 가장 많았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미국과 유럽 경기 둔화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도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수출다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환율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기범·김준배기자 kbhong@etnews.com
<표> 가전제품 수출경기전망지수(EBSI) 추이
*자료: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