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264)아마존의 `웹OS` 인수설

<장길수의 IT인사이드>(264)아마존의 `웹OS` 인수설

아마존의 ’웹OS‘ 인수설이 불거졌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아마존은 팜 운영체제인 ‘웹OS’를 인수하기 위해 HP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며, HP 역시 가급적 빠른시일내 ‘웹OS’를 매각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다.

 HP의 새로운 CEO로 임명된 맥 휘트먼이 전임 CEO인 레오 아포테커가 결정한 PC 및 ‘웹OS’사업의 매각 또는 분사 등을 신중하게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나온 보도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웹OS’를 인수할만한 사업자로 아마존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게 벤처비트의 시각이다.

 팜의 전 CEO인 존 루빈스타인이 지난해말 아마존 이사회에 합류했다는 점도 웹OS 인수설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아마존 합류 전까지 HP의 퍼스널서비스그룹(PSG)에서 ‘제품 혁신’이라는 애매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아마존의 ‘웹OS’ 인수 협상 소식에 HP는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웹OS 인수설이 불거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벤처비트는 아마존이 웹OS를 인수하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웹OS’를 새롭게 디자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은 이번 주 태블릿 PC인 ‘킨들파이어’를 공개했다. 이 제품에는 안드로이드를 커스터마이징한 운영체제가 탑재되어 있다. 하지만 워낙 커스터마이징 수준이 높아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직접 앱을 다운로드받아 설치하는게 힘들다고 한다. 이제 막 공개된 킨들파이어에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아마존이 ‘웹OS’에 욕심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웹OS’는 뛰어난 멀티태스킹 능력을 자랑하는데, 킨들파이어 등 킨들 제품에 ‘웹OS’를 적용할 경우 게임,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동하는데, 안드로이드 보다 유리하다는 것. 다른 IT업체의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HP 역시 아마존을 `웹OS` 사업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 팜 CEO인 존 루빈스타인은 지난 7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미래의 태블릿 제품에 `웹OS`를 채택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강력히 표명했다. 그는 “아마존이 웹OS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웹OS에 관한한 HP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견해를 밝힌 존 루빈스타인이 아마존 이사회에 합류한 만큼 아마존의 웹OS 인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논리다.

 아마존이 ‘웹OS’를 인수하면 장래에 있을지 모르는 특허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뉴욕타임즈는 아마존이 ‘킨들파이어’를 내놓았지만 제한된 기능 때문에 애플의 아이패드와 진정한 의미의 경쟁을 펼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나마 언제 특허 문제로 발목을 잡힐지 모른다. 아마존이 ‘웹OS’를 인수하면 애플이나 MS로부터 제기될수 있는 미래의 특허 공세를 회피할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글로벌 IT업체간에 벌어지고 있는 특허 전쟁은 이런 현상을 잘 보여준다. 캐나나 정보통신 업체인 노텔 네트워크의 특허권을 획득하기 위해 MS와 애플 연합이 45억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구글 역시 IBM으로부터 특허를 사고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 특허 전쟁에 불을 댕겼다. 그만큼 앞으로는 IP(지적 재산권) 분쟁이 중요해 질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아마존의 ‘웹OS’ 인수설은 미래 특허분쟁에 대비하고 전략적인 차원에서 스마트폰 등 새로운 디바이스에 적응하려는 아마존의 노력을 일정 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마존의 ‘웹OS’ 인수설에 대해 증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벤처비트의 보도가 나온 직후 아마존 주가는 2% 가량 떨어졌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