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2011]`앱과 클라우드`, 콘텐츠 생산 플랫폼으로 부활...어도비 신기술 대거 공개

[MAX2011]`앱과 클라우드`, 콘텐츠 생산 플랫폼으로 부활...어도비 신기술 대거 공개

욕심이 많았던 이유일까. 올해 어도비가 제시한 기술마케팅 트렌드는 업계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클라우드`와 `태블릿` 두 가지 이슈를 함께 노린 듯 하다.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를 통한 디지털 미디어 클라우드 비전과 태블릿 사용자들을 직접 겨냥한 크레에이티브 앱스는 어도비가 지금까지 선보인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들이다. 여기에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개발자 및 디자이너, 미디어 기획 기업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동을 건 모습이다.

어도비는 3일(현지시각)부터 사흘 동안 일정으로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연례 개발자, 디자이너, 미디어 전문가들을 위한 행사 `어도비 맥스 2011`을 개최했다.

3일 오전에 열린 어도비 맥스 2011 콘퍼런스 첫번째 날 기조연설에서 케빈 린치 최고기술임원(CTO)은 `클라우드`와 `앱`을 미래 어도비를 이끌어 갈 주요 테마임을 천명했다. 이는 데스크톱 중심의 전문가용 소프트웨어나 다양한 N스크린 환경에 직접 접목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을 강조한 지난해 행사와 다른 부분이다. 어도비는 이날 클라우드와 태블릿 중심의 앱 플랫폼이 새로운 콘텐츠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구글이나 애플이 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서 클라우드와 앱을 제시했다면, 어도비는 콘텐츠 생산자, 콘텐츠 비즈니스 관계자들의 플랫폼 기술로서 클라우드와 앱의 가능성을 이끌어낸 점이 다르다.

◆어도비의 `클라우드`와 `앱`은 어떤 모습 = 어도비는 클라우드와 스마트 플랫폼, 특히 태블릿용 애플리케이션들이 생산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을 파악한 듯 보인다. 데스크톱에서 주로 생산했던 콘텐츠 생산 및 유통 과정이 모바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고, 특히 태블릿 환경이 급격히 확산되자 `수시로` 창의적인 작업을 하고자 하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케빈 린치는 "이 때문에 마우스에서 `터치`라는 개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도비가 이번에 내 놓은 `터치 앱` 시리즈는 iOS 또는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어도비만의 색깔을 가진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대거 채택하면서도, 손가락만으로 창의적인 작업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날 공개된 앱 중에서 ▲포토샵 터치(Adobe Photoshop Touch)는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어도비 포토샵의 태블릿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손가락 또는 정전식 펜 하나만으로 포토샵의 기본 기능을 거의 구현해 냈다. 사용자들은 레이어를 만들거나, 편집하는 등 포토샵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검색 기능이 앱 속에 기본 내장되어 있어, 사용자들은 이미지 소스를 손쉽게 연동해 창의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어도비 아이디어(Adobe Ideas)는 현장에서 유일하게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iOS용으로도 선보인 앱이다. 벡터 기반의 드로잉 앱으로서, 손가락으로도 즉석에서 스케치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터치`라는 입력 방식을 제대로 고려한 태블릿 앱이 드물었지만, 앞으로는 `아이디어` 앱이 드로잉 마니아들이나 디자이너들에게 강력한 킬러앱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밖에도 ▲무드보드라는 공간에 이미지나 드로잉, 텍스트 등 각종 자료들을 모아 구성할 수 있는 어도비 콜라주(Adobe Collage), ▲어도비 소프트웨어로 제작된 결과물을 손쉽게 태블릿에서 볼 수 있는 어도비 데뷰(Adobe Debut), ▲다양한 색상 정보들을 새로 만들어 내고, 이를 주변 태블릿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어도비 쿨러(Adobe Kuler), ▲드림위버처럼 웹사이트 레이아웃을 태블릿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어도비 프로토(Adobe Proto) 등이 선보였다.

그러나 태블릿의 앱은 그 자체만으로는 콘텐츠 공간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이번에 어도비가 내세운 크레이이티브 클라우드(Creative Cloud)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이 `터치앱` 시리즈로 창작한 콘텐츠를 이종 기기간에 동기화하고, 데스크톱 등 다른 사용자 환경과 공유하고,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어도비은 20GB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 출시할 예정인 이 서비스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도비의 클라우드는 단순히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을 넘어 생산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가 대거 접목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와 연계성은 물론이고, 클라우드형 폰트 서비스 업체인 타이프킷(Typekit)을 인수해 디지털 퍼블리싱 사업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케빈 린치는 기조연설 초반에 타이프킷 서비스를 이용, 웹 디자인의 폰트를 자유롭게 수정,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시연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어도비의 이번 클라우드 전략은 다소 혼재된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이번에 공개된 다양한 태블릿 콘텐츠 결과물들은 지난 달 공개된 사진 공유 앱인 어도비 카로우젤(Adobe Carousel)를 통해 클라우드 형태로 데스크톱, 모바일 기기 등에 공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흥미로운 점은 앞선 앱들은 대부분 안드로이드 기반인 반면, 카로우젤은 아이폰 시리즈, 아이패드 시리즈, 아이팟 터치, OSX 라이언도 지원한다는 점이다. 또한 이 서비스는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서비스 콘셉트가 다소 중복되는 상황이다.

◆디지털 퍼블리싱 스위트, 출판 전문가들을 위해 다이어트 하다 = 태블릿, 모바일 등 디지털 출판 전문가들을 위해 지난해 공개됐던 `디지털 퍼블리싱 스위트`는 싱글 에디션으로 다시 돌아왔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 솔루션으로서 신문, 잡지 등 전세계 주요 미디어 기업들에 채택된 디지털 퍼블리싱 스위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당 `395달러`에 불과하면서도 주요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부담이 크게 줄었다. 또한 우드윙(Woodwing)이 태블릿 퍼블리싱 사업 파트너로 참여함에 따라 어도비로서는 미디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마이클 스토다트 어도비 마케팅 매니저는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출시된 프로페셔녈 에디션은 iOS 출판만 지원하고 있으나, 싱글에디션이 정식 출시될 때 안드로이드, 플레이북, 킨들 파이어, 반즈앤노블 누크 등 다양한 태블릿을 모두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LG TV속에 어도비 `플래시`가...확장은 계속된다 = 어도비는 이날 삼성 스마트TV은 물론이고, 곧 출시되게 될 LG 디지털 홈 장치에도 AIR 기반의 앱이 동작하게 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삼성-LG와 함께 한 이번 사업 제휴를 통해 플래시의 영역이 `안방극장`으로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셈이다.

어도비는 이날 현지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LG와 TiVO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어도비 플래시 기반의 앱이 어도비 AIR를 통해 협력사의 TV와 디지털 홈 디바이스 등에 동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어도비는 기능이 향상된 플래시 플레이어 11과 AIR 3도 함께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기술을 채택한 TV나 디지털 장치들은 복잡한 전환과정 없이 기존에 개발된 플래시 기반의 앱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경식 삼성전자 비주얼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부문 부사장은 "어도비 AIR를 삼성 스마트TV에 장착해 플래시 기반의 앱을 수많은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최초의 TV 제조사가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AIR3의 향상된 기능으로 강력한 3D 게임 앱이나 차세대 TV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재 LG전자 스마트TV팀 부사장은 "내년에 AIR 를 채택해 플래시 기반의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TV를 내 놓을 예정"이라며 "전세계 300만 플래시 개발자들이 AIR3를 통해 LG TV고객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전시장에서는 `에픽스(EPIX)`가 플래시 기반으로 꾸며 둔 HD급 영화감상 시스템이 공개돼 큰 관심을 끌었다. LG 역시 부스를 따로 마련하고 곧 나오게 될 AIR3 기반의 스마트TV 플랫폼으르 소개했다.

◆HTML5 플랫폼 `폰갭` 인수...다소 묘한 상황의 어도비 = 어도비는 이날 이례적으로 `플래시` 전략에 대해 첫날 거의 발표를 하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플래시는 어도비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올해 플랫폼 전략은 클라우드와 앱 중심으로 소개됐다. 플래시와 HTML5에 대한 내용은 이튿날 진행될 기조연설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어도비는 오픈소스 기반 모바일 HTML5 플랫폼 `폰갭(PhoneGap)`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래시와 함께 HTML5 및 차세대 웹표준 역시 크로스플랫폼으로서 지원할 것이라는 어도비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iOS용 플래시 런타임과 패키지를 이용해 네이티브 코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플래시 충돌 전략에 대응해 왔다면, 이번에는 폰갭 기술을 이용해 HTML5 기술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기술 충돌을 완화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또한 개발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미디어 플랫폼 기술에서 플래시와 HTML5 둘 다 함께 이끌고 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어도비 관계자는 "플래시와 함께 HTML5 플랫폼까지 함께 지원할 것이라는 어도비의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서명덕 기자 mdseo@etnews.com , 사진 = http://itviewpoi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