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게임도 잘 쓰면 약이 된다

[ET단상]게임도 잘 쓰면 약이 된다

 성열홍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원장 sung190@gdca.or.kr

 

 어릴 때 즐겨하던 놀이가 많다. 술래잡기, 구슬치기, 고무줄 놀이, 연날리기, 팽이놀이, 사방치기 등등. 동네 아이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즐기던 놀이들이다. 그런데 어릴 적 흔히 볼 수 있었던 동네놀이들은 언제부터인가 자취를 감췄다. 어느 순간부터 그 자리에는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 스타크래프트, 앵그리버드 같은 전자게임이 가득 들어차 있다.

 게임이 단순한 놀이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이 된 듯하다. 게임은 인터넷에 이어 모바일과 결합하면서 영역을 넓히는가 하면 지적 능력과 신체적 능력을 키워주는 e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게임이 강력한 파급력을 갖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를 잡은 데는 수 많은 요인이 작용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융복합콘텐츠라는 게임의 특성이다. 소설이 내러티브(narrative)로 구성된 것이라면, 내러티브에 이미지(image)를 부가한 것이 만화고, 내러티브에 움직임(motion)을 첨가한 것이 영화다. 게임은 여기에 다시 상호 작용(interactivity)을 더한 것이다. 게임을 엔터테인먼트의 결정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게임은 3D·증강현실·위치기반 기술·시뮬레이션·오감 체험 등 다양한 첨단 정보기술(IT)과 접목하면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진화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폭력성과 사행성을 조장하거나 중독성이 심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게임산업 발전과 더불어 나타나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연구는 ‘게임도 잘 쓰면 약이 될 수 있을까?’하는 물음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일본 기업 닌텐도가 제시했다. 답은 ‘YES’다.

 닌텐도는 경쟁사들이 게임의 성능개발에 집중할 때 ‘재미와 혁신, 창조’를 바탕으로 ‘게임이 아닌 문화’ 만들기에 주력했다. 그렇게 탄생한 ‘위(Wii)’는 다양한 스포츠 체험 게임과 두뇌 트레이딩 게임 등 기능성게임을 담아내는 새로운 플랫폼이 됐다. 이는 대중에게 게임이 신체발달과 두뇌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초기 기능성게임은 군사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교육·스포츠·항공훈련·가족오락·치료 등 다양한 비즈니스에 접목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감성과 체험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서 현장감을 높여 주는 터치테인먼트(touchtainmnet) 산업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스크린 골프 대중화에 지대한 공을 세운 골프존의 창업자인 김영찬 사장은 ‘골프 무대가 골프장에만 한정될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골프 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지금은 서울 시내 한복판인 ‘광화문CC’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경기도와 성남시가 매년 개최하는 ‘경기기능성게임 페스티벌’은 바로 이런 기능성게임을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행사다. 올해는 △스마트콘텐츠 체험관 △교육관 △스포츠·헬스관 △군사·공공관 △기능성게임 개발관 등 테마별로 다양한 게임을 선보인다. 국내외에서 총 150개에 이르는 기업이 참가, 활발한 비즈니스를 벌일 계획이다. 모쪼록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기능성게임 개발사들이 거대 공룡이 우글거리는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작지만 큰 거인으로 우뚝 서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