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프런티어] 넷아이디

[e프런티어] 넷아이디

 넷아이디(대표 유상열)는 외산 솔루션이 독점하다시피 한 국내 전사콘텐츠관리(ECM) 시장에서 국산 업체로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ECM 시장에 뛰어든 지 3년밖에 되지 않았다. 신생 업체가 EMC, 오라클 등과 같은 외산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었던 데는 바로 차별화된 기술력 때문이다.

 넷아이디는 직원 전체가 개발자 출신이다. 이들이 직접 개발하고, 제품 영업까지도 겸하고 있다. 대형 온라인 스토리지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9년 ‘센트럴 ECM’이라는 문서 중앙화 솔루션을 출시했다. 출시하자마자 미국계 제약회사에 공급했고, 이어 OCI그룹 전국 사업장에도 공급했다. 최근에는 SC제일은행, LG전자, 삼성카드 등도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 중 삼성카드는 아웃소싱 직원 600명을 대상으로 적용했고, 현재 내부 직원용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들 사례 대부분은 외산 업체들을 제치고 이룬 성과다.

 넷아이디는 ECM 솔루션 하나로 단번에 유망 업체로 성장한 것은 아니다. 몇 번의 좌절을 겪었다. 2002년 설립 당시엔 스마트카드 보안 솔루션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성과는 초라했다. 6개월 동안 200만원의 매출에 그쳤다. 이어 스토리지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웹하드 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이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이후 넷아이디는 기존 스토리지와 파일서버 기술을 기반으로 ‘센터럴 ECM’ 솔루션을 만들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에 대한 관리와 보안 문제가 기업들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당시 포스코가 전사 문서관리를 위해 대대적인 ECM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관련 시장은 더욱 주목받았다.

 유상열 넷아이디 대표는 “외산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에서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많이 제기했다”면서 “이에 중앙 서버에 있는 개인 및 부서 문서함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ECM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넷아이디의 센트럴 ECM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마치 PC의 로컬 드라이브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 문서 편집이나 동영상 재생 등을 C드라이브에서와 똑같이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외산 솔루션들이 제공하지 않는 캐드 문서 저장 기능도 제공한다. 또 모든 파일은 ARIA 알고리즘으로 자동 암호화해 저장되도록 했다.

 유 대표는 “센트럴 ECM은 문서를 쉽게 관리하면서 보안도 한층 강화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솔루션”이면서 “일부 영역에 한정적으로 도입했던 고객들이 최근 전사 영역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넷아이디는 향후 아이패드 등 태블릿기기도 지원할 계획이며, 윈도 탐색기를 통해 메타 데이터 검색도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넷아이디는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년 전 일본 시장에 진출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베코아메라, 사이타마현의 대학병원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올해는 싱가포르, 대만 등지에도 진출했다.

 유 대표는 “아시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뒤 미국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현재 북미시장 협력 체계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양심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습니다.”

 유상열 넷아이디 대표는 ‘소프트웨어 품질이 곧 양심’이라는 기치 아래, 좋은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을 기업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다. 솔루션 하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포장하지도 않고, 안되는 기능을 될 것처럼 설명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기본 기능에 충실한 솔직한 솔루션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얻겠다는 포석이다.

 유 대표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고, 그것이 고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면서 “최근 전사콘텐츠관리(ECM) 솔루션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가 만족스러워 내심 뿌듯하다”고 말했다.

 협력사들에게도 그는 ‘양심’을 강조한다. 유 대표는 “사실상 협력 관계에서 크고 작은 편법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동반 성장하려면 협력사들이 양심을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력사들이 자신에게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들의 제품 피드백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ECM 솔루션에 대한 가치를 기업들이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CM을 단순히 ‘문서관리’하는 협의의 개념만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ECM 솔루션은 기업의 문서를 자산화시켜 가치있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줄 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도 혁신시켜 준다”면서 “만약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에서 일찌감치 이러한 솔루션을 도입했더라면 애플보다도 더 혁신적인 제품이 먼저 개발됐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ECM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