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다중방향 영상서비스 시대다

 TV의 양방향 서비스는 일찍부터 화두였다. 한때는 IPTV가 상용화되면 TV의 양방향 서비스는 당연히 이루어지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방향을 위해선 극복해야 할 기술적인 한계가 적지 않다. IPTV가 보급된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시청자들이 인정할만한 눈에 띄는 양방향 서비스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가상화영상(virtual animation) 기술이 TV의 양방향 서비스는 물론 다중방향 즉, 멀티웨이(multiway) 서비스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영상 기술이 IPTV에 접목되면 이론적으론 영상을 통해 시청자와 방송국뿐만이 아니라 시청자들끼리도 영상커뮤니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기존 기술로는 모든 TV 시청자들이 똑같은 드라마에 똑같은 광고내용을 시청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 기술을 적용하면 방송국에서 보내주는 드라마 내용도 시청자의 성별에 따라 다르게 보내줄 수 있다. 광고내용도 시청지역마다 그 지역에 맞는 광고로 방영할 수 있게 된다. 기술적으론 단 1명, 단 1대의 TV에서도 차별화된 영상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한다.

 가상화영상 기술은 영상 공급자보다는 시청자 입장에서 더 매력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보고 싶은 영상만 골라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아예 영상 구성내용을 재편집해서 시청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인기 있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정서상으로 민망한 장면들이 많아 온가족이 시청하기에 불편하다면 이들 장면을 뺀 가족모드의 드라마로 영상구성을 재편집해 시청할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TV에서 원격 편집해 친구 집에 있는 TV로 방송할 수도 있고, 비즈니스맨이라면 아예 광고영상을 만들어 1촌 맺기를 한 지인들의 TV로 독자적인 개인 광고 영상을 내보낼 수도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영상제작을 반드시 영상공급자만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시청자가 곧 영상제작자가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영상조립기능을 이용해 뜻이 맞는 시청자끼리 드라마를 공동 제작해 방송할 수도 있다. 진정한 의미의 개인방송 또는 다중방향 영상서비스가 가능해 진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가상화영상으로 이 같은 영상서비스가 가능한 기술적 특징은 무엇일까. 우선 가상화영상은 네트워크 기반하의 영상제작 및 서비스기술로 영상제작 시 인코딩 과정과 파일생성 없이 영상을 제작한다는 게 기존기술과 차별되는 점이다. 파일생성 대신 영상의 구성요소들과 그 정보들을 DB에 저장하고 저장된 영상정보를 불러와 가상으로 영상처럼 보여주는 게 그 특징이다.

 이는 매우 획기적인 영상제작 및 서비스 방식이다. DB저장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하기 때문에 저장된 영상구성정보들을 변경함으로써 손쉽게 새로운 영상을 제작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또한 시청자마다 개별 ID를 부여해 원본영상에서 무한수의 가상영상을 분배할 수 있게 한 점도 중요한 기술적 특징이다. 이렇게 분배된 가상영상은 각각의 서로 다른 내용의 영상을 무한대로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제작된 가상영상들끼리 조립해 또 다른 조립영상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영상의 무한분배, 무한수정, 무한조립이 가능한 게 바로 가상화영상 기술이다.

 비록 가상화영상 기술은 국내 1인 창조기업이 개발한 기술이다. 하지만 TV의 양방향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는 기업들은 한번쯤 기술접목을 시도해 볼만한 기술로 보인다.

 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 부회장 skj74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