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클라우드’가 세계를 뒤덮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구름 속에 무섭고 음흉한 번개가 숨어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i클라우드는 개인 콘텐츠를 실시간 동기화(싱크로나이즈)로 공유한다. 애플이 운영자다. 애플은 i클라우드를 통해 우리의 데이터 소유권과 제어권까지 갖는다. 며칠 전 KAIST 교수를 만났다. 그는 구글 G메일을 쓴다. 그는 “‘식량 무기화’라더니 이제 자신도 구글의 정보무기(G메일)에 구속됐다”고 말했다.
i클라우드는 엄밀히 말해 나만의 클라우드가 될 수 없다. 소중한 데이터가 내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애플의 구름 속에 숨었다. 저장소(스토리지)를 가진 애플이 주인이다. 내 데이터에 접근하려고 애플에게 돈을 지불하는 꼴이다.
i클라우드 같은 것을 ‘퍼블릭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애플은 이 플랫폼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업체다. 플랫폼은 KTX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강장이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어느 곳에 가려면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한다. 인터넷상에 이런 플랫폼이 많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네이버나 다음 등이다.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이메일 플랫폼도 이들의 것이다. 플랫폼을 설치해 놓고 비즈니스를 한다.
플랫폼 클라우드 업체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엔 우리의 모든 비밀이 있다. e메일을 보내거나 채팅이나 메시지 같은 소중한 개인 정보가 이곳에 있다. i클라우드 뿐만 아니라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의 메일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이메일을 3초 만에 위·변조할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 애플도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추적해 우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i클라우드에 무섭고 음흉한 번개가 숨어 있다. 이를 아는 이상 구름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i클라우드를 깊이 분석하면 모바일 단말 제조사의 영역까지 노린 무서운 노림수가 있다. i클라우드는 iOS와 맥 OSX을 융합시킨 메타플랫폼(Meta-Platform)이다. N스크린 서비스의 핵심 영역에서 작동한다. 동기화로 결속돼 애플 단말기의 구매 가치를 충족시킨다. 애플은 네트워크 콘텐츠의 글로벌 ‘방송’ 준비까지 완료한 상태다. 시커먼 구름을 따라가면 안 된다.
대안은 우리만의 클라우드를 만드는 것이다. 홈 네트워크 국제표준이 있어 가능하다.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ance)다. 디지털TV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에도 들어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으로 스마트폰, PC와 같은 외부장치의 미디어 파일의 목록을 TV로 보거나 재생할 수 있다. 거꾸로 TV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본다. 트원키(Twonky), 미니DLNA, 미디어툼(MediaTomb)과 같은 DLNA 기반 미디어 서버를 통해 자신의 파일에 접근하고 관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우리 단말 제조업체들이 플랫폼 클라우드로 무장한 글로벌 기업과 그대로 맞설 수 없다. 혁신적인 발상으로 대응해야 한다. ‘개인 클라우드’ ‘가족 클라우드’ ‘소셜 클라우드’와 같은 분산형 싱크로나이즈 방식이 해법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 홈’, ‘스마트 빌리지’ ‘SNS 클라우드’와 같이 안전하고 편리함을 주는 새 클라우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기기부터 TV까지 단말의 구매 가치도 더 높일 수 있다.
개인과 기업의 메일도 개인, 가족, 소셜 메일로 가야 한다. 가을 하늘 높이 자유롭게 떠 있는 새털구름을 느끼며 창의적으로 애플을 앞질러 가야 한다.
임병민 대한전자공학회 CS부회장imubiquitou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