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RC 특집] 기고- IT생태계 강화하려면 `장기적 플랜` 선행돼야

 [IT-CRC 특집] 기고- IT생태계 강화하려면 `장기적 플랜` 선행돼야

 설정선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상근부회장<12jss@ktoa.or.kr>

 

 최근 들어 애플과 삼성전자 간 특허 분쟁과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등 글로벌 IT 기업들 간 특허전쟁이 주요 화두다. 이는 스마트폰 플랫폼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이 상황에서 한국형 운용체계(OS)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나 민간 주도의 한국형 OS 개발에 앞서 IT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됐다.

 생태계 기반 없이 훌륭한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형 OS 개발 자체가 궁극적인 해결책이나 지향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형 OS 개발과 IT 생태계를 강화하는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IT 생태계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거시적 측면에서 시장 구조나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와 관심이 요구된다. 활발한 연구개발을 통해 특허가 확보되고 상용화 제품과 서비스의 저변이 확대돼야 생태계가 강화되고 시장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 7년간 6개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운영된 IT협동연구센터(IT-CRC)는 IT 연구개발과 생태계 기반을 넓힌 좋은 사례다.

 지역 IT 기반은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조사한 ‘2010 주요 과학기술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요 16개 지자체들의 과학기술 관련 예산 규모는 2007년 기준으로 1169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약 2.7% 수준에 불과하다. 연구원 수 역시 서울, 경기지역이 평균 9만여명에 이르는 데 비해 그 외 지역은 8400여명으로 약 13% 수준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IT-CRC의 6개 연구센터들은 각 지자체와 지역기반 기업들에게 기술지원과 자문을 제공해 지역 발전에 공헌해왔다.

 6개 연구센터들의 지역산업체 공동 협력 사례가 총 1100여건에 달하는 것을 봐도 그 역할을 알 수 있다.

 IT-CRC 사업은 각종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비롯한 국내외 유사 사업과 차별화된 성과를 보여왔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대학이 출원한 특허 중 기술이전까지 이어지는 비율이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만큼 대학의 연구개발 활동이 상용화나 실제 산업과 연결되기 어렵다.

 그러나 IT-CRC의 연평균 특허출원은 63건이다. 그 중 특허등록은 29건으로 거의 50%에 육박한다. 기술이전은 연평균 12건으로 출원 건수 기준으로 볼 때 20% 수준으로 일반적인 대학평균보다 높다.

 연간 사업비 10억원당 기술이전 성과를 봐도, 2009년을 기준으로 전국 대학과 산학협력단이 0.3건인데 반해 IT-CRC는 0.5건으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우리나라 IT 경쟁력에 속성 처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IT-CRC와 같이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IT 생태계를 강화할 기반을 다져야한다.

 IT-CRC 6개 연구센터도 향후 신기술 창업전문회사와 기술지주회사로 발전해 지속적으로 IT 생태계의 터전을 다지는 데 보탬이 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