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융합, 블루오션을 찾아라] 보다폰의 전략

 영국 버크셔주 뉴버리에 위치한 이동통신기업 보다폰 그룹은 더 이상 ‘영국의’ 이동통신기업이 아니다. 유럽·중동·아프리카·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함해 미국 등 세계 27개국에 진출, 42개국에서 파트너 협력 사업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통신사이며 약 800억파운드의 시장가치를 가진 기업이다. 차이나모바일에 이어 전 세계 가입자 수 규모로 2위다. 100% 지분을 가진 19개 자회사와 4개의 조인트 벤처를 가지고 있다.

 보다폰이 국내 시장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지역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시장의 경우 성장률이 연간 1%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운영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네트워크 공급 및 관리 업무에 집중하고 데이터센터를 지역적으로 통합하고 있는 것.

 내년까지 25%가량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TE 상용화에 대해서도 독일을 제외하고는 투자대비수익(ROI)을 고려해 제공 계획이 없다. 과감하게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전략이다.

 보다폰의 또 다른 특징은 인수합병(M&A)에 강하다는 것이다. 해외 시장을 개척할 때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다. 과감한 M&A로 상대 시장에 침투하는 것이다. 보다폰이 유럽은 물론이고 아시아태평양, 중동 및 아프리카 등 3개 지역 본부로 나뉘어 있는 것도 M&A를 할 만한 기업을 발굴하고 집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M&A 대신 공격적인 제휴를 통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버라이즌과 중국에서는 차이나모바일과 제휴를 맺은 것도 이 같은 정책의 일환이다. 버라이즌, 차이나모바일은 보다폰과 제휴를 맺어 LTE 망 테스트에 나섰다.

 향후 보다폰은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신흥시장에서 다소 낮은 보급률을 가진 데이터 단말기를 제공하는 형태로 서비스에 나서고 중소기업(SOHO)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부가가치가 높은 이용자를 우선 목표로 정해 가입자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