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기기 협력사들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가 세계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데다, 최근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라는 호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부품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기기 협력사들은 최근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최근 환율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원가 경쟁력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양사는 협력사에 대부분 현금결제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 부품 업계는 터치스크린패널(TSP)·카메라모듈·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이다.
에스맥·일진디스플레이·멜파스 등 국내 TSP 시장 주요 업체는 최근 매출액이 작년 대비 30~80% 성장했다. 판가 인하 압력과 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재 국산화 확대와 모토로라·소니에릭슨·ZTE 등 신규 고객사 확대로 선방하고 있다. 국내 TSP 업계 관계자는 “일체형 터치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타 업종보다 판가 인하 압박이 비교적 덜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이 극심했던 카메라모듈 업계도 기회를 맞았다. 스마트기기 덕분에 500만·800만 화소급 고부가 제품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엔화 강세로 일본 업체들이 원가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판가 인하 압력도 적고, 원자재 가격 상승폭도 낮다. 렌즈·자동초점장치(AF)·이미지센서 등 상당수 부품소재를 국산화했고, 카메라모듈에 사용되는 희토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점도 한몫했다. 카메라모듈업체 한 사장은 “삼성테크윈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수급이 불안정해진 점은 판가 인하 압력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터플렉스·대덕GDS 등 주요 FPCB업체도 스마트기기 시장 수혜주로 떠올랐다.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판가 인하 압력도 덜한 편이다. 반면에 주기판 등을 주로 생산하는 PCB업체들은 동박적층판(CCL) 등 주요 소재 가격이 조정되지 않아 환율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판가 인하 압력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PCB 업계 관계자는 “요즘 스마트기기와 PCB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판가 인하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면서 “특히 경성 PCB업체들의 수익성이 나빠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요 스마트 부품업체 실적 추이 (단위:억원)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매출은 카메라모듈 부문 매출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삼성 · 애플 스마트 기기 협력사들 나홀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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