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개국 예정인 종합편성채널(종편)이 개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넘어서는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로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
MBN은 24일 채널설명회에서 MBN머니 채널 개국을 공식 발표했다. 12월 1일 종편 개국과 동시에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유선(케이블)방송사업자(SO)에서 송출하던 MBN채널 번호를 그대로 이어받을 예정”이라며 “경제 정보 채널이라 기존 보도 채널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미 jTBC를 운영하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QTV’와 ‘J골프’ 채널을 갖고 있다. TV조선도 조선미디어 내에 ‘비즈니스N’과 ‘크로스미디어’ 2개 PP를 보유하고 있다. 채널A도 종편 사업 시작 단계부터 제호를 정할 때 ‘채널B’ ‘채널C’로 채널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처음부터 복수 채널을 갖고 시작하는 종편 채널이 성공한다면 계열PP를 여럿 거느린 지상파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지난 7월 발표한 국내 방송 시청 점유율은 KBS 계열(지상파·PP) 36.2%, MBC 계열 17.7%, SBS 계열 13.1%, 조선일보 계열 10.1%, CJ 계열 9.7%, 중앙일보 계열 8.5%, 매일경제 계열 3.1% 순이다.
MPP는 재방송으로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종편이 계열PP와 묶어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SBS 계열 시청 점유율을 단시간에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광고 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최창영 MBC재단방송문화진흥회 사무처장도 25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지상파가 지금까지 한국방송광고공사 체제에서 직접 영업권 행사를 못 해왔기 때문에 시청률이 종편보다 높더라도 직접 영업을 하는 종편에 광고를 많이 빼앗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서병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PP협의회장은 “지난해 말 개별PP 보호 조항이 일몰제로 폐지된 후 개별PP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편이 계열PP를 늘린다면 개별PP는 더욱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통위가 ‘방송사업자 소유·겸영 규제완화 방안’에는 개별PP 20% 보호 조항이 있지만 개별PP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종편 역시 개별PP에 포함되는지 해석도 분분하다. 서 회장은 “MPP를 개별PP로 보는 건 무리가 있는 것 같다”며 “방통위에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 방송채널 계열PP 현황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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