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원준 SAP코리아 사장 won.joon.hyung@sap.com
세계적 마케팅 석학 필립 코틀러 박사는 ‘마켓3.0-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새로운 시장의 도래’를 통해 1.0시장은 산업혁명 때 생산기술 발달로 토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2.0시장은 정보기술과 인터넷으로 태동됐고, 3.0시대를 앞당긴 계기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뉴웨이브 기술이라고 전했다.
2000년대 후반 정보기술이 뉴웨이브 기술로 진화하면서 소비자 참여가 이뤄졌다. 2010년대 이르러 3.0이라는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졌다. 즉. 3.0은 2.0에 ‘참여’라는 새로운 요소와 트렌드가 추가된 것이다.
생산자 중심 1.0시대와 달리 2.0시대는 기업이 고객 다양성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나 도요타자동차처럼 시장중심으로 생산과 유통방식을 바꾼 기업이 인기를 끌었다. 3.0시대 소비자는 자신의 의견을 강력히 주장하고 기업 활동에도 참여하며, 시장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슈머로 떠올랐다. 프로슈머는 소수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것을 넘어 3.0시대에는 스마트폰 보급과 SNS 활성화로 ‘대다수’ 위치를 차지하기 이른 것이다.
3.0시대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시장에서 유행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업 홍보와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등장한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기업 경영과 마케팅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지만 이 같은 변화에 대부분 기업들은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1.0에서 2.0으로 전환될 무렵 스타 경영 리더들은 변화의 주역이었지만 2.0시대 패러다임에 익숙한 이들은 3.0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많은 2.0시대 임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앱스토어, 페이스북, 트위터, 클리어베일과 같은 SN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쏟아져 나오는 인맥 관리 SNS가 왜 중요한지 모르고 금세 지나쳐 갈 유행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3.0시대 소비자 감성과 참여를 활용해 새로운 경영 플랫폼을 만들어 서열을 바꾸는 기업도 있다. 애플이 만든 새로운 경영 플랫폼은 컴퓨터는 물론, 모바일폰과 소프트웨어, 콘텐츠, 유통업계까지 뒤흔들었다. 애플처럼 창의적이면서도 속도가 빠른 3.0경영을 해내는 기업이 2.0 패러다임에만 머무른 기업을 이길 수 있다.
전사자원관리(ERP) 3.0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에 SNS를 활용한다. 소비자 감성 및 체험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한다. 인메모리 기술을 이용해 상황 발생으로부터 원인분석과 글로벌 의사결정까지 수백 배 빨리 처리하는 리얼타임 경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핵심이다. 인메모리 기술은 기업물류의 민첩성과 속도 면에서도 수십 배가 빨라져 실시간 경영을 가능케 하며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공급·소비하는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들 사이에 감성과 가치관 공유가 이뤄지도록 한다.
마켓3.0시대 기업은 무엇을 혁신해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지, 프로세스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소셜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고 ERP 같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은 어떻게 융합되는지 등 시시각각 변모하는 게임의 룰을 간파해야 한다. 게임 룰조차 파악하지 못한 경영자는 골프 경기 룰도 모르면서 골프 스윙연습만 하는 경쟁력 없는 초보골퍼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