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2세대(2G) CDMA 서비스 가입자가 연초 대비 200만명 넘게 줄어들었다. KT가 2G용 주파수로 4G LTE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가입자 전환에 박차를 가한 것과 마찬가지로 SK텔레콤도 LTE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 2G가입자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인위적인 정책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 선택에 따른 자연 감소라고 설명했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 2G 가입자는 지난 1월 995만명에서 5월 870만명대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 말 763만명으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750만명 수준으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와 비교하면 200만명 이상, 20% 가량 감소했다.
SK텔레콤 2G 서비스는 원조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CDMA 방식이다. SK텔레콤이 ‘스피드 011’을 앞세워 오늘날 이동통신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한 서비스다.
2G 가입자 상당수가 SK텔레콤에 대한 로열티가 강하고 기존 투자비가 투입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에 차세대 서비스 발전 방향과 배치되는 점은 고민거리다.
KT가 11월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LTE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것처럼 SK텔레콤도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2G 서비스 가입자 정리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이달 들어 800㎒ 대역 LTE용 주파수를 기존 10㎒(양방향 기준)에서 20㎒폭으로 늘렸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7월부터 800㎒ 대역 30㎒폭 가운데 20㎒를 2G용으로, 나머지 10㎒를 LTE용으로 사용했다. 이후 SK텔레콤은 경쟁사 LG유플러스가 대역 폭이 20㎒인 점을 앞세워 ‘두 배 빠르다’고 강조하자 LTE용 대역을 늘렸다.
2G 가입자가 빠르게 감소했기에 가능한 조치였다. SK텔레콤으로서는 2G 가입자 감소가 LTE 서비스 경쟁에 플러스 요인이 된 셈이다.
SK텔레콤 2G 가입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하자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타깃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SK텔레콤 측은 “2G 신규 가입도 계속 받고 있다”며 “이용자가 더 다양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3G WCDMA나 4G LTE를 선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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