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3분기 실적이 D램 반도체 경기 악화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하락했다.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적자로 다시 돌아섰다. 시장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하이닉스는 27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2조2910억원, 영업손실 27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전 분기보다 17%가 하락했다. 순손실은 환율 상승으로 발생한 2500억원의 외환 관련 손실 등을 반영해 5630억원이다.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PC 수요 저조 등으로 D램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9%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9% 하락해 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6% 증가하고 평균판매가격은 14% 하락해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순위가 뒤바뀌었다. 가격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낸드플래시 비중이 높은 미국 마이크론이 매출과 이익률 모두 하이닉스를 앞서면서 글로벌 2위로 뛰어올랐다. <본지 2011년 10월 10일자 1면 참조>
반면에 D램 비중이 높은 일본 엘피다와 대만 난야, 이노테라 등은 폭락, 하이닉스와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하이닉스는 향후 시장에 대해서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PC용 D램을 중심으로 한 수요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후발 업체들이 감산에 나서고 있어 급격한 가격 변동의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철 부사장(CFO)은 콘퍼런스 콜에서 “태국 홍수나 낸드 가격 네고(할인) 문제를 심각하게 보지는 않는다”며 “4분기 가격 안정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미세공정 전환 및 최적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후발업체 대비 경쟁력 격차를 확대, 메모리 선두업체 위상을 지속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닉스 실적 악화를 사전에 예상해왔던 만큼 큰 충격은 없다는 평가다. 4분기 D램 가격 안정화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연말에는 다시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 자리 탈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이닉스 매각을 코앞에 둔 상황에 발표된 적자 전환이 매각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표> 하이닉스반도체 2011년 3분기 경영실적 (단위: 십억원)
(자료 : 하이닉스반도체)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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