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성능면에서 세계 20권내에 들어가는 슈퍼컴퓨터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뉴욕타임즈,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슈퍼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독자적인 칩 설계 기술을 채택한 것이 아니라 인텔과 엔비디아 등 해외의 칩 기술을 채택했었다.
이번에 개발된 슈퍼 컴퓨터 ‘선웨이 블루라이트(Sunway BlueLight) MPP’는 지난 9월 산동성의 ‘지난’에 위치한 ’국가슈퍼컴퓨터 센터‘에 설치되었다. 이 슈퍼컴퓨터에는 상하이 컴퓨터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션웨이 SW1600` 마이크로 프로세서 8700개를 탑재하고 있으며, 1페타플롭스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초당 1천조의 연산을 수행하는 것이다.
션웨이 프로세서는 미국 인텔의 가장 선진적인 프로세서 설계 기술과 동일한 원리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 일본, 대만, 한국 등에 비해 칩 설계 기술이 크게 뒤지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테네시 대학 컴퓨터 과학자인 잭 돈가라 박사는 “이번에 중국에서 개발된 슈퍼 컴퓨터는 놀라운 성능을 발휘한다”며 중국과 다른 선진국간에 기술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중국이 ‘티안허-1A`라는 슈퍼컴퓨터를 개발했으나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중국 독자 슈퍼 컴퓨터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중국 엔지니어들이 스위칭 기술을 자체 설계했지만 인텔, 엔비디아 등 외국의 칩을 채택했기 때문에 중국 독자적인 슈퍼컴퓨터로 보기 힘들다는 것. 그마저 올봄에 ’티안허-1A`는 일본의 후지쯔가 설계한 ‘K 컴퓨터’로 대체되었다. `K 컴퓨터는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파크’칩을 채택한 제품이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테네시 대학컴퓨터 과학자인 돈가라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중국 슈퍼컴퓨터는 미국 에너지부의 ‘재규어’ 슈퍼컴퓨터와 비교할 때 70%의 성능을 발휘한다”고 진단했다. 에너지부에 설치된 ‘재규어’는 슈퍼컴퓨터 전문업체인 크레이가 설계 및 개발한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에 중국이 개발한 슈퍼컴퓨터의 기술이 신뢰할만한 것이며, 이는 중국이 서구의 칩설계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전력 소비가 적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고 지적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