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지식 선물 보자기, 클라우드 컴퓨팅

[ET단상]지식 선물 보자기, 클라우드 컴퓨팅

 김진석 서울시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kimjs@uos.ac.kr

 

 형설지공이란 진나라의 차윤과 손강이 반딧불과 눈 빛으로 책을 읽어 크게 뜻을 이룬 공을 말한다. 가난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멋들어지게 공부한 것에서 배울 점이 있는 것 같다. 요즘 우리는 복잡한 도시 속에서 영롱한 반디불이 꽁무니의 영롱한 빛과 눈에 비친 은은한 달빛을 잊고 여유도 없이 바삐 살고 있는 것 같다.

 전기의 발명과 전기 전송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값싸고 편리한 빛과 에너지를 선물로 얻었다. 전기를 고객의 수요에 맞게 제공할 수 있어 사설 발전기를 갖춰야 하는 불편도 사라지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중앙 집중식 전기 제공 방식은 하나의 고장이 전체 시스템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요즘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 클라우드란 네트워크를 구름 형태로 형상화 한 것이다. 전문가의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힘들었던 복잡한 컴퓨터 기술 장치를 클라우드로 가리고 숨기었다. 사용자는 간단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사용법만 알면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네트워크라는 정보 공급 선을 통해 정보 자원을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서비스 수요자는 요구에 맞게 사용하고 요금을 지불하는 새로운 컴퓨팅 방식이다.

 전기 기기를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플러그를 전기 콘센트에 끼우기만 하면 된다. 전기를 어디서, 어떻게 생산하는 지에 관한 전문적 지식 없이도 사용자는 전기를 잘 사용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도 스마트폰 단말기를 네트워크에 연결하여 정보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헐리우드에서 공상과학 영화의 장면을 제작할 때나 월가에서 금융 상품의 가격 계산을 할 때에도 수 백억원 대에 달하는 수퍼컴퓨터를 구매할 필요 없이 단지 값싸게 빌려 쓰면 된다. 출시된 클라우드 컴퓨팅인 아마존의 AWS나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고객 맞춤형 정보 저장 및 계산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국가의 미래 성장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클라우드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클라우드 컴퓨팅 원천 기술인 클라우드 미들웨어에 대한 기술 확보가 너무 적어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미들웨어로는 구글 맵리듀스(MapReduce), 아파치 하둡(Hadoop),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와 글로버스(Globus) 등이 있으며 미국과 유럽이 핵심 기술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정전 대란 같은 정보 서비스 단절 대란을 피하려면 정확한 수요 예측에 기반한 시스템 구성과 자원 관리 및 스케쥴링 기술이 포함된 미들웨어에 대한 기술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래에는 창의적인 지식 서비스로서의 클라우드 컴퓨팅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 서비스인 저장 및 계산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향후에는 감성 컴퓨팅 서비스와 SNS 기반의 관계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많아질 것이다. 새롭게 도전 가능한 지식 선물 보자기로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우리가 먼저 설계하고 구현하면 어떨까.

 이를 위해서 우리는 황홀한 빛을 내는 반딧불과 같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정부가 클라우드 컴퓨팅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연구자들이 클라우드 미들웨어를 개발하며 문화, 감성 전문가와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그리하여 토종 클라우드 미들웨어인 ‘반딧불’을 탑재한 ‘구름 컴퓨터’에서 감성 컴퓨팅 서비스가 세계에 나래를 펼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