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국내 망 제어기술 표준으로 승인

망 중립성 국제 표준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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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대용량 트래픽 네트워크 제어기술과 관한 한 국제 표준에서 한발 앞서나가게 됐다. 네트워크 제어는 망 중립성 논쟁의 주요 쟁점이라는 면에서 통신·포털 등 관련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KT가 공동으로 제안한 ‘네트워크 제어기술 잠정 표준안(Draft Recommendation)’을 승인했다.

 그동안 개별 국가에서 네트워크 제어 원칙을 마련한 사례는 있지만 ITU 등 글로벌 통신기구에서 망 제어를 인정하기는 처음이다. 이는 네트워크사업자가 스마트TV 등 대용량 트래픽을 직접 제어한다는 것을 뜻해 최근 망 중립성 논란과 관련, 통신업체가 주도권을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와 ETRI가 제안해 정식으로 승인된 국제 표준안은 ‘Y.SUN-TRCMF(Traffic Resource Control and Managemetn Functions for SUN)’으로 망 관리가 필요한 대상 트래픽을 스마트TV와 헤비 사용자의 P2P 트래픽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표준안에는 망 운영 측면에서 대용량 트래픽 제어 필요성을 인정하고 세부 트래픽 제어 기술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불법적인 트래픽 등 합리적인 망 관리 대상 원칙만을 표기한 미국의 망 중립성 원칙(FCC 오더)보다 한 단계 구체화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ITU는 ITU-T 산하 워킹그룹 SG-13에서 기술 표준 초안을 확정했으며 내년 12월까지 최종 표준 승인을 목표로 표준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ETRI 측은 “보통 1년이 걸리는 표준안 승인이 5개월 만에 끝난 것은 데이터 폭증과 이에 따른 업계의 어려움을 인정해 준 결과”라고 말했다.

 ITU 조직은 크게 R(무선), D(데이터), T(표준화) 세 그룹으로 나뉘며 이번 표준은 ITU-T의 10개 그룹 가운데 IPTV·차세대 네트워크를 관장하는 SG-13에서 맡았다. ITU는 표준 기본안을 승인한 데 이어 내년 12월까지 최종 표준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ITU 측은 “제어기술을 포함한 지능형 네트워크는 불공정한 망 이용과 덤(dumb) 통신망을 해결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논평했다. 김태환 KT 팀장은 “국내에서 제안한 표준이 ITU에서 정식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현안으로 떠오른 망 중립성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표> FCC와 ITU-T 망중립성 표준안 비교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