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어 있던 ‘동토의 땅’ 애플 게임 카테고리가 해빙을 맞이하자, 게임사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동안 규제 일변도였던 정부 정책과는 달리, 모처럼 게임산업계 및 시장에 햇살이 드리운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올해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액은 20억달러(한화 2조2000억원)로, 이는 지난해 한국 게임회사들의 수출액 16억610만달러(한화 1조8663억원)보다 많았다.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의 게임매출액은 1억7000만달러(한화 1900억원) 수준이다.
◇게임업계, 콘텐츠 산업 도약 계기=게임업계는 스마트폰 2000만 시대 개막에 맞춰 열린 애플 게임 카테고리가 한국 콘텐츠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력과 상품성을 인정 받아온 양질의 모바일 게임들을 국내 유저들에게 직접 선보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희철 모비클 사장은 “게임 카테고리가 별도로 생겨나면서 이용자에 대한 게임 노출빈도가 늘어날 것”이라며 “소비자들도 직관적으로 게임을 접할 수 있어 편리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벌써부터 신시장을 선점하려는 게임사의 마케팅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컴투스는 2일부터 6일까지 애플 앱스토어의 한국 내 게임 카테고리 오픈을 기념해, 앱스토어에 서비스 중인 자사의 모든 아이폰용 게임을 0.99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게임빌·컴투스, 직접적 수혜=게임빌과 컴투스 등 국내 모바일 게임 업체는 물론이고 온라인 게임업계도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맞이했다. 김동희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빌과 컴투스는 각각 T스토어에서 분기별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내년에도 전체적으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증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앱을 사고 파는 국내 오픈마켓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모바일 및 스마트패드(태블릿PC)용 게임산업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망=애플의 게임 카테고리가 국내 시장에서 열리면서 T스토어·올레마켓 등 토종 콘텐츠 마켓과 애플·구글이 운영하는 외산 스토어간 한 판 승부도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T스토어가 독주하는 ‘1강 2중’ 체제였지만, 앱스토어 가세로 콘텐츠 시장의 지각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엔씨소프트, 한게임, 넥슨, 네오위즈, 위메이드 등 모바일 게임 사업을 강화 중인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 밖에 1인 창조기업과 앱개발사 등 소규모 콘텐츠 개발업체들의 모바일 게임산업 진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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