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구글 회장, 한국서 어떤 보따리 풀까

7일부터 이통사·제조사 CEO와 잇따라 면담

한국 업계·방통위와 협력방안 논의

구글의 에릭 슈미트(56) 회장이 7일 내한해 국내 통신·전자 업계 CEO들을 잇따라 만날 계획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슈미트 회장은 7일부터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대표, 이상철 LG유플러스(U+)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 CEO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 대표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만날 계획이다.

슈미트 회장은 2007년 이미 한 차례 내한해 국내 IT업계 인사들과 면담한 바 있지만 지난 4년 사이 세계 IT 업계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위상이 크게 달라진 만큼 이번 방문은 특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은 그 사이 스마트폰 운영체계(OS)인 안드로이드를 선보여 iOS의 애플과 함께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을 양분했으며 검색엔진 `구글` 외에 구글 맵스, 구글 플러스, 구글 월릿(Wallet·지갑)과 무료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를 갖춰 `구글 제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지난 8월에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휴대전화 제조사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영역을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까지 넓혔다. 특히 스티브 잡스의 사퇴와 사망으로 애플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구글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이번 방한 기간에 이통사들과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NFC(근거리무선통신), 동영상 서비스 등 모바일 인터넷 분야 전반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LG U+ 관계자는 "이상철 부회장이 LG U+의 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국내 구글 월렛 서비스를 공동 추진하고 NFC 응용사업을 전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구글 유튜브를 위한 한류 콘텐츠 소싱과 LTE(롱텀에볼루션)에서의 HD급 유튜브 서비스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주요 멤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향후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서는 구글이 현재의 안드로이드에 대해 내세우고 있는 개방 정책이 애플과 같은 폐쇄 정책으로 변할지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은 OS는 개방하면서 광고에서 수익을 거두는 정책을 고수해왔지만 사업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일고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결속력, 혹은 삼성전자·LG전자와의 유대 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해 국내 업체와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도 관심이다.

최시중 위원장은 슈미트 회장에게 국내 IT업계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말 구글코리아를 방문해 "구글이 선도적 기업으로서 글로벌 IT를 이끌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도 같은 역할을 해달라. 슈미트 회장이 선물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겠다"고 농담을 섞었지만 뼈 있는 이야기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