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모바일, 인류의 마음을 `밀어서 잠금해제`하다

[ET단상]모바일, 인류의 마음을 `밀어서 잠금해제`하다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2000만명을 넘었다. 불과 2년 만에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2500만명 중 80%가 스마트폰 사용자가 됐다. 닐슨 조사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가입자 비중은 2009년 12월 21%에서 올해 말에는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인포마는 서유럽 스마트폰 가입자 비중이 2009년 12월 25%에서 올해 말 42.9%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인도 등의 신흥 시장을 타깃으로 한 200달러 이내의 스마트폰도 시장에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시장변화에 발맞춰 삼성, LG 등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우리의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은 23%를 넘어섰다.

 스마트폰이 짧은 시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밀어서 잠금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일까. 첫째는 모바일이 그 전의 컴퓨팅이 가진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인류를 자유롭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하루 종일 지니고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정보의 검색과 소비는 물론이고 SNS를 통한 사회적 소통까지 자유롭게 만들었다. 또 모바일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마트워크를 현실화시키는 물리적 환경이 됐다. TV를 보고 게임이나 외국어 공부까지 가능케 할 뿐 아니라, NFC 같은 모바일 결제기능은 우리의 주머니를 불룩하게 만들던 지갑까지 사라지게 만들지 모른다.

 둘째는 위치기반 서비스와 증강현실을 활용한 모바일 콘텐츠가 ‘우리 현실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최근 ‘증강 인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강조했다. ‘증강 인류’란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상의 방대한 정보를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처럼 활용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일을 간단히 할 수 있게 된다는 개념이다. 이처럼 모바일이 가진 ‘사용자 밀착성’이라는 속성은, 존재했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던 현실 정보를 맞춤형으로 사용자에게 전달해 더욱 똑똑한 소비를 가능케 한다.

 셋째 스마트 기기들의 진화가 ‘인공지능’을 향해 가고 있는 점이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4S의 시리(SIRI) 기능에서 보듯, 터치로 시작된 사용자와 모바일 간의 교감은 우리말을 알아듣고, 나와 다른 상대의 언어를 통역해주며, TV, 가전제품 등 다양한 디바이스들의 컨트롤 타워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스마트폰은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사용자가 손쉽게 통제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사용자와 상호 교감하며 인간이 가진 근원적 외로움까지 달래주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스마트 기술들이 발달할수록 모바일은 인류에게 단순히 모바일 기기가 아닌 ‘새로운 일상과 문화를 만드는 도구’가 됐다. 이제 콘텐츠의 보고로서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통해 단순한 손안의 디바이스가 아닌 인간을 이해하고 교감하는 존재로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모바일 대중화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었다. 치킨게임이 될 수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 간 특허경쟁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며, 끊임없이 제기되는 보안과 개인정보 수집이슈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 정보이용 격차에 따른 ‘스마트 디바이드’ 현상과 무선 데이터량의 폭주, 그에 따른 망 과부하가 같은 서비스 장애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기술과 소프트웨어의 최적결합인 스마트 디바이스의 대중화는 관련된 비즈니스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시킬 것이다. 정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식경제부 주최로 8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모바일 비전 2011’은 AT&T, 소프트뱅크 등 200여개사의 글로벌 바이어들이 방문하는 모바일 비즈니스 전문 행사다. 행사를 주관하는 코트라도 혁신적 콘텐츠를 보유한 중소 모바일 기업을 발굴, 해외 시장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들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우리 모바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밀어서 잠금해제할 수 있는 날이 가까운 미래에 오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KOTRA 우기훈 본부장 khwoo@kotr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