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47개 인터넷 카페·블로그를 제재했다. 특정 제품 공동 구매를 알선해 대가를 받은 사실을 감춰 소비자를 기만한 파워블로거 7명에겐 시정 명령을 내렸다. 넷은 알선 횟수가 많고 고액 수수료를 챙긴 탓에 과태료 500만원씩을 부과 받았다.
수수료 액수가 놀랄 정도다.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17개 업체 상품을 263회나 알선하고 8억8050만원을 챙겼다. 수수료율이 2~10%에 불과한 터라 판매금액은 158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도 약 59억원어치 공동 구매를 알선해 수수료 7억6500만원을 벌었다. 이 정도면 기업에 가깝다. 큰 사업 비용을 들일 일이 없고, 이런저런 과세 기준을 피하는 것도 수월하니 군침을 흘릴 만하다. 한두 성공사례를 낸 뒤 수수료를 올리면 금방 부자가 될 정도다.
알선 상품이 좋아 이용 만족도가 높았다면 이런 행위에 딴죽을 걸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정직성이다. 상품 제조업체로부터 알선 대가를 받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자신의 행위를 ‘좋은 제품을 함께 누리려는 순수한 뜻’으로 포장했다. 기만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많은 선량한 블로거의 신뢰까지 흔들었다는 점이다. 인터넷 건전성을 훼손했다.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이유다. 좋은 뜻을 견지한 개인(블로거)과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자를 엄격히 구분할 조치가 요구된다. 현행법상 영리형 블로거를 사업자로 보는 법리 구성이 가능할지를 두고 논란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가장 확실한 열쇠는 기만형 블로거 대신에 건강한 블로거에 힘을 불어넣는 환경 조성이다. 포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순수 파워 블로거에 주는 대가를 획기적으로 높여 ‘한탕주의 유혹’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