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효력이 상실된 이전 특허도 납품업체가 기술료를 내도록 부당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생협력 차원에서 기술이전을 했지만 사실상 특허권을 남용, 공정한 시장질서를 저해했다는 지적이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SKT가 15개 중계기 납품업체에 거래상지위를 남용해 불공정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한 행위에 시정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SKT는 중계기를 납품하는 15개 중소기업에 중계기 납품에 필요한 특허 기술을 이전하면서, 해당 특허가 무효·취소·미등록 되더라도 기술료 납부 의무가 지속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 남용행위로 자신의 거래상 우월 지위를 남용해 거래상대방이 불이익을 보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한 점이 인정된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통상적 거래관행에 위배되고 권리 무효화 위험을 중소기업에 전가하고 기술이용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라는 공정위 설명이다.
SKT는 지난 6월 조사 진행 중에 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하고 문제된 계약조항을 모두 삭제했으며 신속 시정한 점을 감안해 시정명령을 의결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또 관련 특허가 지난 11월 11일까지 유효하게 존속, 부당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과징금도 미부과했다.
공정위는 최근 특허권을 남용, 시장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중소납품업체에 대한 대기업 불공정 기술이전계약이 집중감시대상이라고 밝혔다.
특허권 남용 적발과 동시에 법위반 행위 예방을 위한 ‘특허 라이선스 계약 공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연내 제정, 보급할 계획이다.
노상섭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대기업 거래의존도가 높은 중소납품업체는 협상력이 떨어져 불공정 기술이전계약을 강요받더라도 수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불공정 기술이전 계약을 근절해 중소기업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상생협력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