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 위안화와 지식재산권 문제로 괴롭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폐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중국 주석에게 두 가지 문제로 압박을 가했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14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13일 후 주석에게 미국 국민과 기업들은 양국의 관계 진전 속도에 점점 더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고 마이클 프로먼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필요성을 강조하며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피력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8개 국가가 내년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체결할 것이라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뒤 나왔다.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미국과 일본 등 TPP 참여국 정상들은 별도로 회의를 갖고 내년까지 협정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TPP에 참여하기로 한 일본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TPP에 참여하지 않는 중국을 압박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이 위안화 절상과 지식재산권 문제 등에서 미국의 요구를 따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후 주석은 “위안화가 절상된다고 해서 미국의 무역적자와 실업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맞받아 양국의 시각차가 극명함을 보여줬다.
한편 APEC 정상회의 폐막식에서 21개국 정상은 ‘호놀룰루 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문에는 자유무역 촉진, 지역경제 통합 강화, 무역 규제 관련 협력 강화, 녹색산업 관세 인하 등의 내용을 담았다. 당초 2013년까지 하기로 했던 ‘무역투자제한조치 신설금지’를 오는 2015년까지 연장해 무역보호주의를 저지하기로 했다. 또 녹색 성장 촉진 방안으로 내년까지 환경상품 대상 품목을 개발하고, 이들 제품에 대해 2015년까지 관세를 5% 이하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