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신주 발행가격이 앞서 SK텔레콤이 본입찰에 제시한 금액인 주당 2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이사회 신주 산정가격보다 더 높이 써 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에는 총 2조3426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셈이어서 내년에는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다.
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주 발행가격을 주당 2만3000원에 확정했다고 밝혔다. 확정된 신주 발행가격은 하이닉스 이사회가 산정한 기준 주가와 SK텔레콤 신주 입찰가 중 높은 가격으로 결정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0일 본입찰에서 신주 1억185만주와 구주 4425만주를 각각 주당 2만3000원(총 2조3426억원)과 2만4500원(경영 프리미엄 6.52%·총 1조841억원)씩 모두 3조4267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주발행은 바로 자본 확충으로 이어지는 만큼 하이닉스 재무구조 개선과 내년도 공격적인 투자에 사용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채권단 및 하이닉스반도체 등과 이날 신주 발행가격 확정에 이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상세 실사 진행을 협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구주 가격이 정밀 실사를 거친 후 5%까지 조정이 가능해 최종 하이닉스 매각 가격은 3조3724억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주식 수는 5억9200만주로 전환사채 물량을 포함하면 6억2846만주에 달한다. 매각으로 인한 유상증자로 1억185만주가 발행되면 전환사채 물량을 감안, 총주식 수는 7억3000만주로 늘어난다. SK텔레콤은 기존 채권단 지분 4425만주에 신주 1억185만주를 합쳐, 총 1억4610만주(21.1%)를 확보하게 된다. 채권단 지분은 6%로 감소된다.
앞으로 하이닉스 매각은 다음 달 중순까지 상세 실사를 진행하고 채권단 인수가격 협상을 거쳐 내년 1분기 최종 완료될 전망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하이닉스 인수로 SK텔레콤은 이동통신과 플랫폼 비즈니스 이외에 반도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