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중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jyhwang@kait.or.kr
요즘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화두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어 또 하나의 혁신적인 서비스 상용화가 코앞에 와있는 느낌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모든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인터넷 상의 서버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디바이스간 장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IDC는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가 2014년 10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4년 국내 시장 규모를 2조5480억원으로 추산하는 국내 조사결과도 있다.
바다건너 국가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연방정부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의 일환으로 소프트웨어(SW)와 인프라 관리 등 12개 공공 부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면 도입한다고 한다.
민간 부문에선 애플의 야심작 ‘아이클라우드’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도 이미 구글 앱스, 구글 독스 등 편리한 클라우드용 SW어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도 기업용 솔루션 등 각자가 강한 분야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하거나 도입 중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다음 등이 스토리지 기능 중심의 N드라이브, 다음 클라우드를 내놨다. 이동통신사도 저장 공간을 대폭 늘린 T클라우드, U클라우드, U+Box 라는 이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콘텐츠 플랫폼 강자를 지향하는 삼성전자도 이들 대열에 곧 합류할 예정이다.
클라우드가 ‘컴퓨팅의 미래’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갖는 장점 즉, 시간·장소·저장 공간 제약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컴퓨터와 서버 시스템 유지·보수·관리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힘입은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는 매력까지 겸비했다.
지금의 컴퓨터 사용 환경이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대체되려면 먼저 이를 수용하는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 우선 클라우드 컴퓨팅이 상품화되려면 LTE 등 사용에 불편하지 않은 속도를 가진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이 대중화되고 멀티 디바이스 컴퓨팅이 가능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조건은 클라우드 환경을 위한 물리적·인적 신뢰 관계를 확보하는 것이다. 처리 중인 대량 정보와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 모두 모이는 집중화된 환경이 갖는 근원적 불안정성을 보완해줄 시스템과 보안 기술이 밑받침돼야 한다.
기존 컴퓨팅의 안전문제 해결은 사용자 개인이 PC상의 SW나 정보를 이동형 저장장치 등에 백업하는 정도였다. 고장, 분실 등 문제 발생 시 피해도 개인에게 한정됐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인터넷 환경에 기반한 서비스 특징상 서버 장애나 보안사고 발생 시 해당 사용자 전체 정보가 유출되거나 컴퓨팅시스템이 집단 마비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통제를 벗어난 상황만큼 무서운 현실도 없기에 앞으로도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과 보안 문제는 계속 시장의 화두가 될 것이다.
서비스 제공자마다 제각각 만들어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 표준화도 클라우드 대중화의 시급한 과제다. 표준화가 제공되지 않아 플랫폼간 유연성에 제한이 있다면 사용자들에겐 불편한 반쪽짜리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했다. 즐기기 위해선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하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기존 컴퓨팅을 대체할 만한 매력을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
사용자가 만날 수 있는 서비스 불안정성과 보안 문제를 사전에 해결해야 한다. 서비스 사업자가 저마다 구축 중인 자체 플랫폼 표준화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영역이 균형을 이뤄가며 유기적으로 잘 결합된 상태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때 새로운 컴퓨팅 역사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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