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스마트폰 2000만시대의 과제

방효창 두원공과대 교수
방효창 두원공과대 교수

 방효창 두원공과대학 스마트IT과 교수 hcpang@doowon.ac.kr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었다. 2009년 11월 KT에서 스마트폰(아이폰)을 처음 도입한 이후 불과 2년만에 2000만명이 넘었으니 가히 폭발적이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가입자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소통 문화 단절 해소,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전쟁, 이동통신 기술의 진화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특성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빠르고, 편리하고, 그리고 다양한 기능을 좋아하는 유목민과 같은 특성말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에 따른 변화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우선 정치 분야를 들 수 있다. 지난 4.27 재보궐 선거와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듯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큰 위력을 발휘했다. SNS를 통한 새로운 선거운동이 우리 정치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각 정당과 시민단체는 소위 2040세대와의 소통 창구로 SNS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2040세대들이 이제는 카카오톡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이용한 정치적 목적의 SNS를 아무 부담 없이 받아들이고 있으며, 제도권 언론이 지니기 어려운 소통 문화를 해소해 주고 있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 중 또 다른 하나는 모바일 뱅킹(Banking), 쇼핑(shopping), 예약 등과 같은 모바일 문화다.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은행 업무를 보고, 필요한 생활용품을 주문하고 결재하는 일은 이미 일상화가 되어 있다. 야구, 축구 등 스포츠의 관람 예약이나 모임을 위한 장소 추천, 평가 등도 곧바로 검색하고, 댓글도 살펴보며, 때에 따라 개인적 평가를 올려 주변에 알리기도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가입자 및 SNS 이용 증가는 여러 문제점도 발생시킨다. 가장 큰 이슈는 ‘망의 중립성’ 문제일 것이다. 망의 중립성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모든 콘텐츠를 차별 없이 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동 통신망 이용에 따른 데이터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인 만큼 특정 콘텐츠나 이용자에게 요금을 차등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데이터 매출보다 네트워크 투자비용이 많아질 것이라 예측하며, 이에 따른 수혜자가 비용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이익을 거둬온 통신 사업자들은 요금을 낮추라는 소비자 요구를 애써 외면해 오거나, 신규 투자에 인색했다. 그러다 이제 와서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니 수혜자 모두가 이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옹색하기 이를 데 없다. 망 중립성은 계속 지켜져야 한다.

 또한 유선망에서의 개인정보 보호뿐만 아니라 이동통신망에서의 개인정보 및 사생활 보호가 시급히 요구된다. 구글의 와이파이(Wi-Fi) 망을 통한 개인정보의 무단 수집 사례에서 보듯, 스마트폰 이용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정보의 자유로운 접근과 이용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대해서는 공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의 프라이버시 존중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므로 이를 극복하고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제도, 약관 등을 개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스마트폰 2000만명 시대에 걸맞게 제도가 개선되어야 이동통신 기술 선진국이 아닌 문화 선진국으로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