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발전사 마이스터고 인력 채용에 거는 기대

 [기자수첩]발전사 마이스터고 인력 채용에 거는 기대

 얼마 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그동안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 고생이 심했을 수험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앞으로 더욱 험난한 길이 예고돼 있다. 한해 1000만원에 가까운 등록금과 졸업 후 취업난은 벌써부터 어깨를 짓누른다.

 등록금과 졸업 후 취업난은 올 한해 교육계를 들썩이게 한 대표적인 이슈다. 대학생들은 졸업 후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지금의 대학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거리에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도 반값등록금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았다. 지성의 상아탑, 전문 인재 양성소인 대학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다.

 최근 공기업들을 중심으로 고졸인력 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 6개 발전회사들은 마이스터고 인력 채용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발전소 인근 지역 마이스터고들과 우수 인재양성 협약을 맺는가 하면 해당 인재 직접 채용에도 나서고 있다. 마이스터고 학생을 협력사에 소개시켜주기도 하고 학생들을 위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만드는 곳도 있다. 한때 정부 정책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같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발전회사들은 내년에도 꾸준히 고졸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발전부서·화학부서·정보통신부서 등 기술직이 필요한 업무에는 일찌감치 전문성을 쌓은 마이스터고 인력을 영입해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결코 정책이 아닌 업무 현장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고졸 채용이다.

 최근에는 민간기업에서도 고졸채용 움직임이 일고 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전국 고교 교장에게 우수학생을 보내달라며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은 생산직도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대학졸업-유학-학위취득-대기업입사-주요요직배치-임원승진’이라는 전통적인 사회시스템도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취업과 승진 구조의 패러다임 변화는 더욱 빨리 진행돼야 한다. 발전회사들의 고졸인력 채용이 다른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돼 주길 바란다. 실력과 곧은 의지가 있는 고졸 채용이 늘어날 때 취업용 간판을 목적으로 한 대학 진학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시장은 수요 공급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 인력시장도 마찬가지다. 사회에서 대졸 인력 편향이 사라진다면 미래 인재들도 간판을 위한 대학 졸업보다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 전문성을 쌓으려 할 것이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줄어들면 대학들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고 그 중에는 등록금 인하가 빠질 수 없다. 발전회사들을 중심으로 한 공기업의 고졸인력 채용이 등록금 인하의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