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행사가 풍년이다.
지난달 NHN이 개발자 행사 ‘데뷰 2011’을 개최한데 이어 오는 25일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데브온’이, 30일에는 KTH의 ‘H3’가 잇달아 열린다. 곧바로 구글코리아는 12월 1~2일 이틀 동안 개발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해 보는 ‘구글 해커톤’ 행사를 국내에서 처음 개최한다.
IT 산업의 뿌리인 개발자를 우대하고, 이들이 함께 모여 지식을 공유하고 네트워킹하는 장이야 많을수록 좋다. 내부에서 소규모로 진행하던 행사를 외부에 개방, 다른 기업이나 기관과도 손 잡고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이 퍼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긍정적 변화다. 이런 행사가 개발자가 역량을 재충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계기가 되리란 기대다.
NHN의 ‘데뷰 2011’이 30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고, 다음과 KTH의 행사도 등록 신청 홈페이지 접속이 힘들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대형 기업이 아니라 자발적 참가자들이 힘을 모은 ‘소셜 게임 & 스타트업 쇼케이스’도 토요일 하루 종일 지속되는 빡빡한 스케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개발자 모임의 이런 인기는 그만큼 개발자들이 목마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 조언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네트워킹을 원한다는 의미다. ‘창의적 핵심 인재’가 아닌 ‘IT 노가다꾼’으로 대접받는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전체 생태계와 무관하게 폐쇄적으로 운영한다”는 비난을 듣던 인터넷 대기업들도 이런 모임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이폰폰 충격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등으로 국내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위기가 현실이 된 시점에서 이런 행사들이 쏟아졌다. 늦은 감이 있지만, 긍정적 변화의 첫걸음이 되리라 기대한다. 혹시라도 행사 통해 우수 개발자만 쏙 빨아들이려는 생각이라면 변화는 요원할 것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