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은 자동차들이 너무 빨리 주행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하지만 미국의 에너지 전문기업 뉴에너지테크놀로지스는 과속방지턱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뉴에너지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장치의 핵심은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모션 파워 익스프레스(MotionPower Express)’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과속방지턱 앞에서 자동차들이 속도를 낮추거나 정지 상태에 이를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모아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저장한다.
뉴에너지테크놀로지스는 이미 1년여 동안 이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로어노크시와 손잡고, 시험과 홍보활동을 펼쳤다.
로어노크시에 모션 파워 익스프레스를 설치하고, 자동차가 장치 위를 지나갈 때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험을 했다. 장치는 주차장, 교차로, 고속도로 출구, 휴게소 등 시속 25㎞ 이상으로 움직이던 차량이 속도를 낮춰야 하는 곳에 설치하기 적합하다.
로어노크 시민센터에 설치된 장치에는 테스트를 진행한 6시간 동안 총 580대의 자동차가 지나갔다. 뉴에너지테크놀로지는 이때 생산된 전기가 미국 가정집에 필요한 하루 평균전기를 공급하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약 14㎡의 전기광고판이 하루 종일 가동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다. 로어노크시는 내년 1월 시에 시험 설치한 모션 파워 익스프레스 운영성과에 대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09년에는 뉴저지 힐사이드에 있는 버거킹 매장에서 테스트를 했다. 당시 테스트 결과 모션 파워 익스프레스 설치에 1500~2000달러(한화 170~230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2~3년 이내에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에너지테크놀로지스뿐만 아니라 많은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낭비되는 에너지를 모아 새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지난 2009년 영국에서도 하이웨이에너지시스템즈라는 신생기업이 슈퍼마켓 주차장을 오가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계산대에 필요한 전기 공급하는 장치를 도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도로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이 마냥 불편하게만 느껴졌겠지만, 낭비되는 에너지를 모아 우리에게 필요한 전기로 바꿔주는 고마운 장치로 다시 보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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