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일본 차세대DMB `NotTV`를 가다

mmbi 본사 사무실. 사무실 정면에 131일이라는 송출 D데이 날자가 선명하다.
mmbi 본사 사무실. 사무실 정면에 131일이라는 송출 D데이 날자가 선명하다.

 ‘D-131.’ 일본 도쿄시 아카사카에 있는 ‘mmbi’. 도쿄 명소로 자리 잡은 미드타운 빌딩 38층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난 24일 사무실을 찾았을 때 131일이라는 숫자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mmbi는 일본 1위 이통사업자 NTT도코모가 설립한 모바일 콘텐츠 전문업체. 내년 4월을 목표로 국내 지상파DMB와 유사한 ‘원세그(One Seg)’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올린 차세대 모바일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본사를 찾았을 때 막바지 방송 송출 준비로 여념이 없었다.

 mmbi가 일본에서 원세그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원세그는 ‘일본판DMB’로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방송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패했다. 방송 호응은 높았지만 무료를 고집하면서 사업자가 어려움을 겪었고 서비스도 유명무실화했다.

 산업계가 mmbi를 주목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화질과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전면 ‘유료’방송으로 재탄생하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도 원세그와 별도로 새로운 주파수를 배정하고 사업자를 선정해 일사천리로 허가권을 줘 힘을 실어주었다. 서비스가 성공하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국내 지상파DMB업체에도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2009년 설립한 mmbi컨소시엄은 KDDI·퀄컴이 주도한 ‘미디어플로재팬’ 컨소시엄을 제치고 최종 사업권을 획득했다. 내년 4월 207.5~222㎒ 대역을 활용해 서비스를 시작한다. NTT도코모를 포함해 후지TV·스카이퍼펙·이토추상사·아사히TV 등이 참여했다. ‘노트TV(NotTV)’로 브랜드를 확정했으며 이미 도쿄 시내 한복판에 지상파 모바일 방송을 위한 송신탑을 설치했다.

 전송망과 콘텐츠도 원세그 때와 비교해 ‘180도’로 다르다. 먼저 화질을 개선했다. 원세그 영상 품질(360×180)보다 훨씬 선명한 화질(720×480)을 제공한다. 서비스는 고품질 실시간과 VoD와 같은 저장형(Storage) 콘텐츠로 나누며 저장형 콘텐츠는 1920×1080급 화질로 HD급을 보장해 준다. 기존 원세그와 비교할 수 없는 품질을 제공하는 셈이다.

 전송 방식도 개선했다. 지상파 방송과 통신망을 함께 활용해 음영 지역을 없앴다. 지상파를 기본으로 쏴 트래픽 부담을 줄이는 대신에 음영지역은 3G와 4G로 커버하는 형태다. 원세그 때와 비교해 서비스 반경과 품질이 크게 올라간 것이다. 단말기 수급과 관련해서는 내년 하반기에 출시하는 NTT도코모 5개 모델에 기본 탑재한다. 2017년까지 노트TV를 지원하는 단말을 50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모든 서비스는 유료며 NTT도코모 통화요금에 합산해 결제하는 식이다.

 서비스 이전이라 실제 화면은 볼 수 없지만 삼성 갤럭시탭을 통한 데모 화면은 TV 수준의 HD급 화질을 보여 주었다. mmbi는 모바일 경매, 퀴즈, 상거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가입자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시카와 마사유키 mmbi 부사장은 “모바일·TV·소셜미디어를 합친 모바일 스마트TV의 콘셉트”라며 “내년 100만 유료 가입자를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민형 차세대 DMB 추진단장은 “mmbi는 컨소시엄 구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신과 방송을 결합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며 “국내에서도 정부·산업계가 힘을 모아 차세대 DMB서비스를 위한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내 지상파DMB는 2005년 12월 개국했으며 상용 단말기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00만대를 돌파했지만 수익 면에서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도쿄(일본)=

 

 <표> mmbi 현황

 - 설립:2009년

 - 자본금:15억엔

 - 주요 주주:NTT도코모, 후지TV, 스카이퍼펙 등

 - 주파수 대역:VHF대역(207.5~222㎒)

 - 기술 방식:ISDB-Tmm(일본 자체 표준)

 - 서비스 이름:노트TV(notTV)

 - 서비스 개국:2012년 4월 1일

 - 서비스 1차 지역:도쿄,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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