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개막한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서 KT가 두 경기를 모두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자 팬들 사이에서 `에이스 결정전`이 없기 때문이란 주장이 나왔다.
지난 대회 우승팀인 KT는 개막전에서 최하위 공군을 맞아 2-3 스코어로 역전패했다. 그것도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3세트를 내리 패하는 역스윕 역전이었다.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9일 신생팀 제8게임단과 맞붙은 KT는 역시 같은 방식으로 2-3 패배를 당했다. 2연패에 승점 -2를 기록한 KT는 7위에 랭크됐다. 시즌 초반임을 감안하더라도 전 시즌 우승팀의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일부 팬들은 KT의 부진을 에이스 결정전이 사라진 새로운 프로리그 방식에서 찾고 있다.
에이스 결정전은 양 팀이 매치 포인트의 타이 스코어가 됐을 때 이미 출전한 선수가 다시 한 번 나올 수 있는 방식이다. 팀 에이스가 하루 두 세트를 출전할 수 있어 경기력이 뛰어난 단 한 명의 선수를 보유한 팀이 유리하다.
이 방식은 특히 `최종병기` 이영호를 보유한 KT에게 더할 나위 없는 이점으로 작용해왔다. 이번 시즌과 같이 3선승제 방식이라면 한 명의 선수가 1승만 챙겨줘도 이영호가 2승을 보태 결국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영호는 이번 시즌 두 경기에 출전해 모두 승리했다. 에이스 결정전이 있었다면 KT가 2승을 거둬 최상위권에 랭크 됐을지도 모를 일.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부터 에이스 결정전이 사라진 만큼 선수층이 두터운 팀에게 유리하다”며 “결국 종족 별로 다양한 승리 카드를 보유한 팀이 상위 라운드에 진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매 시즌 `이영호의 원맨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진땀을 흘려온 KT에게 이번 리그는 오명을 씻기 위한 가장 좋은 기회이자 가장 힘겨운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신의 프로리그 100승을 단 한 경기 앞둔 KT 이지훈 감독은 두 번 연속 다 잡은 기회를 놓쳐 안타까움을 더했다.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