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보험 시스템과 영리병원의 실체를 파헤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의 한국버전이 이번 주 국내 개봉한다.
‘하얀정글’은 국내 의료 시스템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 의료 다큐멘터리 영화다. 현직 의사로 활동 중인 송윤희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환자에 대한 치료가 ‘인술’이나 ‘의술’이 아닌 ‘상술’로 전락하고 있는 의료계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30초 진료의 실체, 고가장비 구입원가를 충당하기 위해 환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검진을 권유하는 속내, 다인실보다 고급 병실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는 대형 병원들의 실태 등을 다뤘다.
영화는 지하철 벽면을 장식한 의료광고로부터 시작한다. 현직 의사인 감독은 의료 현장에서 단돈 몇 만원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을 만나며 의료 시스템의 비정한 현실을 카메라에 담기로 결심한다. 환자를 실적으로 여겨 의사 간 경쟁을 부추기고 불필요한 과잉치료를 권하는 병원 시스템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다. 외래를 하는 전문의들이 외래 환자 수와 수익 현황을 매일 문자로 통보 받는 장면도 나온다. 여기에 의료민영화를 위한 물밑작업에 여념이 없는 정부 관료들의 다양한 술수까지, 온갖 위험이 난무하는 정글이 되어버린 국내 의료계의 불편한 진실이 적나라하게 공개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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